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과연 몇 사람이나 시련과 고난 앞에서 정말 어렵지 않게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 즈음 좋은 기회로 저자와의 만남을 가졌던 때, 생각을 버리라는 유태우 박사님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듣고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힘들었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결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늘 우리는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에게 기대고 또 마음을 다잡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종교가 특별히 없는 나는 주로 힘든일을 극복한 누군가의 성공담이나 책에 의존하여, 마음을 다시 튼튼하게 하곤 한다. 누군가의 성공담은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 효과가 더 크지만, 책을 통해 힘을 얻을 때에는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때로는 비유적인 글이 더 크게 와닿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그런 명언들이 머리속에 더 오래 기억되는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쉘 실버스타인의 미발표작을 모은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Every Thing On It)>의 글들도 직설적인 표현이 아닌 비유적 표현들로 가득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가끔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어려운 글도 있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짧은 글들이 지친 마음에 위로를 해주는 것 같다. 쉴 틈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깐동안의 여유를 알려주기도 하고, 정해진 틀에 매여있는 고정적 생각을 깨뜨려주기도 한다. 또한 '마음이하고싶어도몸이말을듣지않는병'에 걸린 나와 같은 사람들의 몸을 벌떡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외친 "WOW"가 나무에서 떨어져 울며 외치는 "MOM"이 되는 재미있는 글귀도 볼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덮으면 쉘 실버스타인이 나를 보며 무언가 말을 하는 것 같다. '마음이하고싶어도몸이말을듣지않는병'에 걸린 나에게 "아직도 그러고 있니?"하는 것 같다. 이 책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여유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는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책인 것 같다. 후자에 가까운 나는 발바닥이 닳아도 바퀴가 없어도 지치지 않는 완전하게 작동하는 "다리로 달리는 차"를 가졌으니 이제 벌떡 일어나 차를 작동시켜야겠다. 언젠가 다시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무기력증에 또 빠져버릴지는 모르겠으나,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를 다시 꺼내어 맛있게 먹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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