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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동화책의 행복한 결말에 언제나 밝게 웃습니다. 그 미소가 보고 싶어서 마지막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부분을 읽을때면 꼭 아이 얼굴을 보고 크게 외치게 되는데요. 이번에 만난 책 역시 마지막 문장에서 아이의 얼굴을 보며 "너는 내 사랑이야"하고 외쳤답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잠시동안 멍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은 과연 어떤 동물일까 하는 결론을 기대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토끼가 왜 그렇게 말했을까 생각하는 중이었기도 했답니다. 그만큼 아이는 책의 그림과 내용에 푹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추와 헝겊, 실 등으로 표현된 그림은 내용만큼이나 포근함을 더해줍니다. 아이는 그런 그림이 재미있는지 책 그림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답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 동물은 그냥 봐도 어떤 동물인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의 눈에는 "양"처럼 보였답니다. "털을 보니 양인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 하지만, 양이 아닌 것 같다는 엄마의 말에 아이의 궁금증은 커졌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양이 혹은 원숭이로 보질 않나 쥐, 비둘기, 사자 등등 모두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주인공 동물을 바라보는데요. 마지막으로 만난 토끼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주인공 동물의 털이 보드랍고 너무 좋은가봐요. "너는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니?"하고 묻는 말에 너무나 자신있게 "그걸 왜 몰라? 넌 내 사랑이야."하고 대답합니다.

어떤 동물일까 결론이 궁금해진 엄마도 아이도 책을 읽는 내내 동물의 정체를 밝혀줄 결론을 기다렸답니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에 엄마도 아이도 생각에 잠겼답니다. 우리 아이는 처음에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럼 무슨동물이야?" 하고 되물었습니다. 하지만 곧 바로 "토끼가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말한거야?"하고 결론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답니다. 동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건 그 동물은 나에게 보드랍고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그것 하나만으로 더 이상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추와 실, 헝겊이라는 배경그림의 소재가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해주는 듯 합니다. 엄마가 자주 꺼내는 옷감이나 실이 동화책의 배경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아이에게 헝겊이나 실, 단추 등으로 멋진 그림을 선물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 아이에게 "사랑"이라는 표현을 해줄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늘 엄마와 말씨름을 하는 수다쟁이 딸이라고 투덜대기만 했었습니다. 또 최근에는 동생이 태어나 아이에게 사랑표현할 기회가 더욱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몇일 전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을 했던 날, 지금보다 더 어릴때와는 달리 조금 어색해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많은 반성을 하였답니다. 늘 친구같은 편안한 엄마, 사랑을 자주 표현해주는 엄마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그 다짐을 자주 잊는 것 같아요. <너는 내 사랑이야>를 보며 어느 이유도 필요없이 내 사랑인 우리 딸에게 더 많은 사랑표현을 해주겠다고 다시한번 굳게 다짐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