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낳은 것이 2007년 봄이었다. 친정집에서 한달간의 산후조리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방에 누워있는 우리 큰 아이를 보면서 두려운 마음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나를 믿고 태어난 저 아이를 내가 과연 잘 키울 수 있을지 막막하고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큰 탈없이 순하게 커준 우리 아이, 이제는 5살이 되어 유치원에도 다니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지만, 나에게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올 가을 태어날 둘째 아이 때문이다. 신생아를 키운지 4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기에 모든것이 처음처럼 낯설고 걱정스럽기만하다. 다시 처음 아이를 낳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 초보 엄마가 될 것 같은 걱정에 큰아이를 키웠던 기억을 되살려보지만, 여전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또 아이를 많이 키워보았던 엄마라도 아이마다 가진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간혹 주변 지인들로부터 "큰 애는 안그랬는데"라는 말을 하는 것을 종종 들어왔다. 그렇기에 다시 처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제대로 알고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럴때 읽으면 딱 좋을 책을 만났다 바로 <엄마, 뱃속이 그리워요>이다.
출생에서 100일까지의 아이의 속마음, 신생아들이 우는 이유, 아이의 마음을 달래줄 고마운 노하우들을 담은 책이다. 책을 펼쳐보면 주로 나와있는 것이 아이의 울음과 그 울음을 달래줄 수 있는 방법들에 관한 것이다. 첫 아이때, 심하지는 않았지만 이유없이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몇일간을 밤잠을 설치며 남편과 내가 번갈아가며 아이를 안아주며 달래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아이가 울음을 그치기만을 기다리며 안아주고 달래주고 재워주던 것이 다였다. 하지만 그런 영아산통에 관한 이론을 알려주고 아이를 진정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설명해주고 있는 이 책속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좀 더 수월하게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주로 영아산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비법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담요로 감싸주고, 옆으로 눕히고, 쉬 소리를 내고, 흔들어주고, 빨게 해주는 방법 등과 함께 더불어 아이가 더 오래 잘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또 부록으로 엄마가 알아야할 위험신호와 비상사태, 초보 엄마아빠 서바이벌 가이드등을 실어놓고 있어 출산을 앞둔 모든 초보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단지 초보에게만 국한된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아이를 키워오면서 몰랐던 것들,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아이를 잘 달래주기 위해서 어떤 시도들을 해야할지도 알 수 있었다. 책 내용속에서 특히나 도움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엄마가 마신 한잔의 우유로 인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큰 아이를 완모로 키워오면서 특별히 알레르기나 다른 이상반응은 없었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하면서 가려야 할 음식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 같다. 또 후반부에서는 모유의 양이 많을 경우에도 주의해야할 점들에 대해 나온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큰 아이에게 수유하는 동안 모유량이 많아 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땐 별 생각없이 지나가곤 했었는데 그것도 아이에게는 힘든일이라는 것과 그때 엄마가 해야할 방법등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큰 도움이 되었다.
나보다 조금 더 일찍 출산을 하여 둘째아이의 백일을 맞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에게 연락하여 육아에 대한 고민을 종종 털어놓곤 했다. 둘다 큰 아이를 잘 키워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아기를 키우는 것 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좀 더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그 친구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책을 읽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고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의 갑작스러운 울음에 적어도 무언가를 알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더불어 잘 자라 5살이 된 우리 큰 아이에게도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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