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이에게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과는 달리 "친구"라는 존재가 조금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더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게 되고 그 좋아하는 친구가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무척 서운해하기도 하는데요.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의 또래들에게 친구라는 존재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가봅니다. 얼마전에는 우리 아이의 친구의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요. 유치원에서 우리 아이가 그 친구에게 조금 관심을 덜 가졌다는 이유로 속상해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때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친구라는 존재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친구보다는 혼자 노는 것이 더 즐거웠고 또 엄마와의 놀이가 더 즐거웠던 아이들에게 친구와 잘 지내는 방법은 아직 어색하고 낯설기만 합니다. 친구와의 관계를 이해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동화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이번에 우리 아이가 만난 <친구야, 네가 참 좋아!>라는 책 역시 친구라는 존재, 그 사이에서의 갈등이나 관계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동화책인데요. 귀여운 돼지친구와 토끼친구가 책 속의 주인공입니다.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은 돼지 친구인데요. 돼지친구는 혼자서 노는 것을 참 좋아하지만, 때로는 혼자서 놀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럴때는 토끼와 함께 놀면 더욱 재미있답니다. 토끼 친구와 노는 것은 정말 재미있고 즐겁지만, 때로는 토끼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책에서 처럼 자기의 모습을 너무나 이상하게 그렸을 때도 그랬어요. 그래서 다시는 토끼와 놀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돼지는 토끼가 점점 그립고 보고싶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친구는 다시한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두 친구는 서로의 마음이 편해졌음을 알 수 있었어요.

주인공이 우리 아이의 띠와 같아서 아이가 무척 반가워했던 책이랍니다. 두 친구의 이야기는 단순한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친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 존재합니다. 혼자서 놀다가도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되었을 때, 친구와 다투고 친구와 잠시 떨어져서 친구를 그리워하는 시간들을 동화를 읽으면서 경험하게 되는데요.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친구와 다시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거창하고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다시 친구와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친구라는 존재가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라 "보고싶었어"라는 말로 다시 가까워질 수 있었던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이 어렵지 않도록, 부담이 없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더욱 좋았던 부분입니다. 아이도 저와 같은 마음이 들었는지 다시 친해진 두 친구의 모습을 보며 아주 환하게 웃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