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살이 된 우리 아이, 아직 한글을 쓰는 것은 물론 잘 읽지도 못합니다. 우리 아이보다 더 일찍 한글을 깨우친 아이들도 많지만, 아이가 아직 관심이 없었기에 서두르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이가 한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책을 읽어줄때면 제목을 보고 한글자씩 짚어가며 읽어보기를 시도하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자신의 이름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써보더군요. 이제 우리 아이가 한글을 배울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한글을 재미있게 가르쳐 줄 방법에 대해서 고민중인데요. 쉬운 책을 함께 여러번 보면서 한글을 깨우쳤다는 아이, 한글 카드나 교구를 이용해서 한글을 깨우쳤다는 아이, 그냥 아이 혼자서 읽기 시작했다는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공공부를 할 때, 도움을 주시던 선생님께서 "문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캠브릿지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어의 배열이 "엉진망창"이라고 쓰여있어도 우리는 "엉망진창"이라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어릴때와는 달리 아이에게 글자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 보다는 이미지화 시켜서 가르치는 것이 요즘 추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쓰는 연습은 다르지요. 한글을 쓰는 것은 연습하지 않으면 한글을 제대로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른손잡이 성인의 경우에도 지금 당장 왼손으로 글씨를 쓰려한다면 잘 되지 않을 것 입니다. 게다가 아직 손끝이 야물지 못한 우리 아이들의 경우에는 더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글쓰기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박또박 한글쓰기 단어 100>은 아이들의 한글쓰기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음과 모음부터 쓰는 연습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자음과 모음연습이 끝이나면 단어쓰기가 시작됩니다. 이 단어들은 아래 첨부 사진처럼 단어에 해당하는 동물 혹은 물건들의 사진과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단어의 의미를 기억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답니다.

본문을 펼쳐보면 가장 먼저 선 긋기가 나오는데요. 앞으로 쓰게 될 동물들의 그림자와 글씨가 등장합니다. 먼저 해 보아도 좋고 한글을 다 공부한 후에 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글을 연습하고 확인하는 차원에서 아무래도 후자가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바로 생생한 사진과 함께 한글쓰기연습을 시작하게 됩니다. 마지막페이지에는 색인이 있어서 활용하기 좋고, 상장이 첨부되어 있어 한글쓰기 연습의 학습동기를 높여줄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순서"를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에요. 글 쓰는 순서를 동그라미 숫자와 화살표로 알려주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쓸때 "ㅗ"를 먼저 쓰고 "ㅈ"을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한글쓰기 연습을 한 후에는 "ㅈ"부터 제대로 쓰게 되었답니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연습하여 고칠 수 있는 점이긴하지만, 책의 공란을 채우면서 하는 학습과 알아서 스스로 하는 학습은 다른 것 같습니다.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열심히 공란을 채워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기특했답니다.
아이가 책으로 하는 한글 연습이 재미있었나봅니다. 오늘 약속한 분량이 끝나고 책을 덮자 내일 어린이집에 책을 들고 가겠다고 하더군요. 아이들 앞에서 엄마와 한글연습을 한 책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에요. 아이가 즐겁게 활용하는 모습에 흐믓합니다. 아이가 한글을 읽고 쓰는 모습을 언젠가 볼 수 있겠지요? 한글을 어느 정도 배운 아이에게도 글씨 모양 연습이나 글씨 쓰는 순서를 바로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서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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