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공주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8
코리 도어펠드 글.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핑크색에 열광한다. 엄마들은 임신을 했을때부터 뱃속의 태아의 성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를 궁금해하고 또 미리 알고 출산준비물을 준비하곤 한다. 나 역시도 아이의 배냇저고리, 내복, 옷, 장난감 등을 준비할 때 뱃속 태아가 딸이었기 때문에 핑크색 계열을 주로 준비해두었었다. 또 준비를 하다보면 주로 파랑색계열은 디자인 부터가 남자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져서 나오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색깔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렇듯 성인들이, 문화가,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 놓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다른 색깔도 예쁘다고 강요하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색깔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면서 색깔에 대한 교육을 다루곤 하는데, 특정 색깔을 좋아하는 것은 그렇게 나쁜일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아이처럼 엄마가 온통 핑크를 사들여도 가끔은 회색을 좋아한다거나 다른 색깔을 고르는 아이도 있다. 또 어릴때 핑크를 좋아했다고 할 지라도 커서도 핑크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좋아하는 색깔이 있고, 그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이든 그것은 그냥 기호일 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니 말이다. 또 색깔에 대한 선호도는 자꾸만 변하는 것 같다. 내가 어릴때 주로 보라색을 좋아했지만, 커서는 빨강, 검정, 연두 등 수시로 바뀌고 또 지금은 특별한 색깔에 대한 선호도는 있겠지만, 모든 색깔이 어디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이 색도 저 색도 모두 좋고 예뻐보인다.

   <핑크공주>라는 책을 보았을 때에도 색깔에 관한 이야기일것이라고 생각했다. 핑크를 좋아하는 아이가 핑크말고도 다른 색도 예쁘다는 것을 알려주겠거니 했다. 하지만 책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핑크를 좋아하는 아이, 괴물도 핑크라면 무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가 핑크보다도 더 좋은 것이 생겼다는 것, 그것은 바로 "동생"이었다. 책의 주된 주제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그 무엇 보다도 "동생"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동생은 남자아이이기 때문에 온통 파랑색 투성이였다. 그래서 핑크가 아니라는 이유로 동생이 싫었지만, 그 동생의 살색이 핑크라는 것으로 다시 동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동생에게도 핑크가 있기에 좋아진 것 같은 인상이 조금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내가 예상했던 이야기가 아니라서 새롭고 좀 다르게 느껴진 동화이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동화책은 일단 시각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여자아이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하기에는 아주 좋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핑크색이 가득한 그림책을 보며 환호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색깔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에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 그러면서 핑크색은 아니지만, 파랑색 투성이인 동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책 내용에서 보면 핑크는 그냥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이며 자기 자신이다. 파랑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다른 무엇이다. 즉 파랑색은 남동생으로 비유되면서 핑크로 가득했던 자기만의 공간들이 점점 내 것이 아닌 파랑색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에 아이는 파랑에 대한 거부가 생긴 듯 하다. 많은 아이들이 혼자서 엄마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가 동생이 생기면 질투를 느낀다. 자신만을 좋아해주던 엄마 아빠의 사랑이 동생에게 몽땅 가 버릴까봐 걱정하게 되고, 그렇다보면 동생이 싫어지기도 한다. 이런 감정을 색깔에 비유하여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풀어나가고 있다. 결국 꼬마아이는 자기 공간과는 다른 파랑색을 받아들이고 그 파랑색의 남동생을 핑크보다도 더 좋아하게 된다. 



  우리 아이 역시 핑크에 환호를 했다. 책장을 넘겨보면서 자신과 비슷한 물건이나 옷이 나올 때면 "내꺼랑 똑같다"며 무척 좋아했다. 욕심이 많은 아이인지라 나중에 동생이 생긴다면 혼자서 힘들어 할 일들이 많을 것 같아서 미리 걱정부터 했었는데, 책 속의 꼬마아이가 핑크보다도 동생을 더 좋아하게 된 것 처럼 우리 아이도 간접적으로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듯 "파랑색도 좋아해야지"하고 말을 했다. 책을 읽어준 지 몇일이 지나 혼자서 책을 펼쳐보는 딸의 모습을 보았다. 책 그림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핑크"의 인기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다양한 색깔을 좋아하는 아이이지만, 어제도 오늘도 <핑크 공주>책을 펼쳐보며 좋아하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핑크공주에 가까운 여자 아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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