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책을 다시 펼쳤다. 처음 책을 읽었을 당시 오랜 수험생활에 지쳐 뭔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을 때, 적절한 시기에 나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책이 바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책 한 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크게 깨닫게 해 준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책장에 꽂혀있는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볼 때면, 언젠가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곤 했었다. 하지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흐를 수록 신간도서는 쏟아져나오고, 그 중 읽고 싶은 책들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좋은 사람에게 책 선물을 하면서 다시금 눈길이 간 책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오늘 오후 마지막 장을 읽으며 난 또 한 번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을 소설로 분류할 지, 다큐멘터리로 분류할 지, 아니면 우화라고 해야할 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고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자기계발서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지침들을 짚어가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만큼 흥미진진하면서도 또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적이면서도 마지막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무언가를 굳게 다짐하게 만드는 그런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책이라고나 할까. 책 속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실직을 하고 딸의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울 만큼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의식을 잃는 순간 그는 새롭고 신비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그는 트루먼을 시작으로 솔로몬, 체임벌린, 콜럼버스, 안네 프랑크, 링컨, 대천사 가브리엘까지 총 7명의 위인을 만나며 그들로부터 아주 소중하고 의미있는선물을 받게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7인의 위인을 만나며 받게 되는 소중한 선물은 비로 '결단, 지혜, 행동, 운명, 선택, 용서, 믿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역사속의 인물을 만나며 마치 과거로 간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게으른 자에게는 부와 번영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행동"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체임벌린, '다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다보면 당신은 자신의 의견보다는 남들의 의견을 더 믿게 될 거라'며 내 "운명의 개척"을 향한 열정을 강조한 콜롬버스,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는 안네 프랑크, '남에게 베푼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링컨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두려움은 미래를 조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연장'이라는 안네의 아빠의 말, '남의 소행을 곱씹느라 가족과 아이들과 단란하게 보내야 할 저녁 한 때도 거른 적이 있냐'는 링컨의 말에는 순간 멍해지기도 했다. 가브리엘을 만났을 때, '존재할 뻔했지만 결국 존재하지 않은 것들을 모아놓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조금만 더 열심히 일을 하고 또 기도를 올렸더라면 얻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해 취소되어 그 곳에 쌓이게 되었다는 물건들"이 그것이 실제가 아니라 책속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어디엔가 그런 것들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기까지도 했다. 공상으로 끝낸 나의 계획이 그 창고 어디엔가 쌓여져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도 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창고속에 던져질 공상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바짝 긴장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폰더씨와 함께 시간여행에 심취되어 있다가 폰더씨의 가족들을 만난 순간, 나 또한 엘렌이, 제니가 나의 가족인 것 처럼 느껴져서 감정이 복받쳤다. 우린 괜찮아질거라고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폰더씨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꿈이라고만 여겨졌던 그 일들이 폰더씨의 가방속에서 나온 담배쌈지하나로 위대해 지는 순간, 내 뺨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다시 세 번째의 눈물을 흘릴 그날까지 난 '나의 행복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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