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미스터리 - 영어가 쉬워지는
우르줄라 듀보사스키 지음, 토비 리들 그림, 김명숙 외 옮김 / 현암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중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실용영어를 이수할 때 까지, 나는 끊임없이 영어공부를 해왔었다. 나는 특이하게도 암기과목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수학이나 영어성적만큼은 좋은 편에 속하는 학생이었기에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80%이상은 "수"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지금 나의 영어실력은 그동안 투자했던 시간에 비해 부끄러운 수준이다. 물론 전공이 전혀 다른 분야였기에 대학시절 거의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었고, 졸업 후에도 영어를 쓰지 않는 일을 했으며 지금은 결혼, 출산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영어는 아예 손을 놓고 살았다. 최근 들어서 영어공부를 해보겠다고 회화책도 보기 시작하고 전화영어를 해보기도 했지만, 예전에 잘 알고 있었던 문법, 어휘들도 모두 머리속에서 다 빠져나가버린듯 하여 공부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래서 영어와 관련된 도서에 무척 관심이 많아졌는데, "영어가 쉬워진다"는 <알파벳 미스터리>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워드스파이"가 등장하면서 시작하는 설정을 보고, "아, 이건 아이들의 책이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니 책의 내용은 전혀 아이들이 읽는 수준이 아니었다. 내가 읽어도 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적혀있으니 말이다. 과연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처음 몇 페이지는 조금 머리가 멍해지기도 했지만, 마크트웨인, 조지 버나드 등의 작가를 언급하거나 반지의 제왕, 스타트랙과 같은 영화속의 가상언어를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책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각 챕터마다 마지막 부분에 풀어야할 비밀 암호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초반부터 전혀 건드리지도 못했지만, 한 챕터 한 챕터 진행될 수록 내용이해는 조금 더 수월해졌다. 초반부에서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묵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어에서 묵음이 생긴 원인이 프랑스어의 영향이 컸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또 저자는 묵음에 익숙해졌다가 묵음이 사라지면 그리워할 지도 모른다며 묵음을 '집안을 배회하는 떠돌이 고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책의 매력은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계속 집중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알파벳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들을 수 있는 세계사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또한 문장부호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문장부호의 필요성과 불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언어의 특이한 문장부호를 구경할 수 있기도 했다. 애너그램에 관한 글에서는 영화속에서 본 기억이 나는 듯도 했고 책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레모니 스티켓의 소설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A부터 Z까지 모든 알파벳이 완벽하게 한 문장에 들어간다는 팬그램은 정말 신기하기까지 했다. 문장의 첫 글자만을 나열한다는 애크로님에 관한 글을 읽을 때에는 최근 케이블에서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잠시 언급했던 "문자메세지 "이야기가 생각났다. 난 그것이 우리 나라에서도 유행하는 것과 같이 바쁜 생활패턴의 결과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미 인터넷이 발명되기 이전에도 수천년동안 계속 이어져온 것이라고 하니 놀라웠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계속해서 조금은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충분히 흥미롭고 호기심을 유발할만했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렇게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때문에 오히려 "영어가 어렵고 재미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였지만, 그러면서도 난 손에서 계속 책을 내려놓지 못했다. 영어가 더 쉬워졌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어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흥미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영어를 쉽게 배우기 위해 책을 선택하기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아직까지는 영어가 쉽게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배우기를 좋아하고 영어에 관심이 많다면, 또 자발적이든 억지로든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도 같다. 적어도 영어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는 충분히 유발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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