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성공스토리 혹은 어떤 기업의 성공스토리를 들을때면, 나도 모르게 왠지 용기가 솟아나는 것 같고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생긴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 캣멀이 그의 두 아이들, 기타 사람들과 함께 <토이스토리>의 시사회를 보러 가기 위해 극장에 가는 중에 본 버거킹 매장 안의 풍경은 그야말로 온통 <토이스토리>였다.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감동이 밀려왔다. 그 모습이 그 기분이 상상이 되면서 왠지 나에게도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인크레더블>을 만든 "픽사"였기에 더 궁금했고 더 읽어보고 싶었던,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책 <픽사 이야기>이다.

책을 처음 받았을때, 책의 두께에 입이 떡 벌어졌다. 워낙 두꺼운 책을 잘 못 읽는지라 과연 끝까지 잘 읽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는 달리 <픽사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 만큼,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지막 그 후 이야기,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11개의 챕터 중에서 6번째 챕터부터는 관심있던 만화의 탄생스토리가 적혀 있었기에, 앞 부분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식지않은 열정과 꺾지 않았던 꿈, 그리고 포기없이 앞만을 보고 달렸던 그 결실이 바로 오늘의 픽사가 있게 된 것 같다. 책을 읽어며 여러 사람들이 만나고 또 만나는 모습을 보면, 참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묘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그들은 꼭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그의 어릴 때, 젊었을 때의 성장과정과 에피소드들을 들려주고 있어 마치 시리즈 물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암튼, 뭐 재미있었다는 얘기다. 11개의 챕터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토이스토리>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 부분이었다. 처음엔 인정많은 "우디"가 이기적이고 못된 인물이었다는 것, "버즈"라는 장난감이 탄생하기 전에 다른 장난감 "티니"가 주인공이었다는 점 등등 이야기가 바뀌고 우리가 극장에서 본 그 <토이스토리>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생각과 시도가 필요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가장 좋아하는 <인크레더블>의 탄생이야기도 그랬다. 난 <인크레더블>을 보면서 과연 저런 기막힌 생각은 누가 해냈을까 늘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만든 "버드"라는 사람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경력과 운이 없었던 그는 영화에 대한 이상과 열망만큼은 어느 누구 못지 않았다. 그가 생각해 낸 초능력 가족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는 아주 흥미로웠다. 아빠는 가정에서 강한 사람이 되어야하는 기대감때문에 힘이 센 사람이 되었고, 엄마는 늘 가족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잡아당김을 당해 엘라스틴걸의 몸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불안정한 10대 소녀의 방어적인 모습을 보며 몸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딸을 만들고, 열 살 소년의 펄펄 넘치는 힘때문에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꼬마아이가 탄생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으로 특성화 되지 않은 아기는 잠재적은 힘으로 설정이 되었던 것이다. 정말 이 설정 이야기를 듣고나니 그 아이디어가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너무 좋아해서 DVD를 구입했는데, 이번 주말 다시 한번 꺼내 봐야겠다. 이제 애니메이션 한 편 한 편이 달리 보인다. 그 한편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많은 생각과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생각하니 한 편 한 편이 정말 소중하고 위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더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탄생스토리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정말 그들의 발상과 그들의 노력과 그들의 열정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배워야 할 일인것 같다. 초반부를 읽었을 때, 나는 남편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이들처럼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하고 대단한 일인지 그리고 그 일이 누구에게도 실현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애니메이션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열정적인 마음으로 꿈을 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픽사 이야기>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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