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낳고 난 후, 머리가 나빠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정말 흔하게 듣는다. 하지만, 난 오히려 반대였다. 결혼 후 서울에 살게 되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혼자 있는 나의 몸과 마음은 늘 여유로웠다. 그만큼 나를 긴장시킬만한 큰 일이 별로 없었다. 친구도 없는 서울에서 가끔 서울에 사는 친 언니를 만나거나 그렇지 않으면 거의 집안에서만 생활을 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나의 머리와 몸은 부지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기억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남편과 아이를 동시에 챙겨야하기에 더 바빠진 나로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바짝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또 내 앞에 누워있는 갓 난 우리 아이에게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 지 그 책임감은 무척 커지게 되었다. 그렇게 변화된 생활을 하면서 나를 가장 가까이서 본 남편이 언제부턴가 거의 입버릇처럼 "아이 낳고 머리가 좋아진 것 같다. 순간순간 놀란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정말 나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신경써줘야 할 것들이 더 많이 늘면서 나의 몸과 머리는 바빠졌고 그러면서 더욱 난 더 확신을 하게되었다. "머리는 충분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이다. 대학시절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지능에 관한 부분을 배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머리는 정말 타고난 것일까? 머리가 좋은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을까? 한번 정해진 아이큐는 그대로 멈춰지는 걸까? 여러가지 학설이 있지만, 난 두뇌는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쪽을 믿고 싶고, 또 <엄마의 뇌>를 통해 그 믿음은 확실해졌다.
'엄마들의 머리가 텅 비었다는 고정관념을 바꾸다'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책을 보기 전부터 생각하고 느껴왔던 부분이기에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것도 저자가 치밀한 조사와 연구로 모성의 지적능력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는 말에 책 내용이 더 궁금했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조금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진도도 더디고 또 아직도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엄마의 정신력과 능력이 얼마나 무한한지 알게되고 또 그 사실들이 너무나 놀라웠다. '뇌는 새로운 경험에 의해 바뀌기도 하지만, 긍정적이고 감정이 충만하고 도전적인 경험 또한 뇌으 기능을 개선하고 유지시켜준다'고 한다. 여성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그 순간 만큼은 뇌가 작아진다고해도 놀랍지가 않다. 그 고통을 겪고 난 후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간다는 것 조차도 나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졌으니말이다. 물론 아이를 갖기 전보다는 달라진 것이 많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출산을 겪고 난 후,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들이 무척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두뇌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하니 아이와의 유대와 대화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밖에도 엄마가 되면 더욱 확장되는 감각에 관한 이야기, 스트레스와 관련된 이야기, 엄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등등 모성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엄마의 뇌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정말 흥미로웠다. 그리고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경우에도 정서지능의 발달, 생산성 향상 등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고한다. "아빠도 자녀를 보살피는 시간이 많을 수록 엄마와 똑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가끔 엄마가 되고 달라진 나의 삶이 참 고마울 때가 많다. 엄마가 되면서 나 스스로 얻게 된 자신감이 정말 무척 크다. 또 엄마이기때문에 겪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나에게는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기에 난, 우리 딸이 태어난 것이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난 무엇이든 마음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엄마의 뇌>를 읽고 공감하고 믿고 움직이는 사람은 모성지능을 실감할 것이고, 전혀 소용없는 일이라고 단정지어버린다면 그 사람은 그냥 그렇게 거기에서 멈춰버릴 것이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자!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엄마를 보며 자란 나의 아이도 분명 자신의 가능성을 믿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의 엄마들이 자신의 무한한 능력을 믿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