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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을 뗄 무렵,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우리 아이를 재우던 그때가 기억나네요. 등에 업어보기도 하고, 품에 안아보기도 하고, 완전하게 모유만 먹은 아이라 공갈젖꼭지를 잘 물지 못하는 아이에게 공갈젖꼭지를 물려보기도 했었습니다. 아이를 재우다가 제가 먼저 잠들기도 하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 겨우 일어나 아이를 다시 재워보기도 했었지요. 그러다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들려주었더니 금새 잠드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또 어떤날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중에 아이가 잠드는 모습을 보기도 했답니다. 그 뒤로는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며 아이를 재우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면서 엄마 머리속의 이야기가 한계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어요. 옛날이야기를 아는 것이 고작 '신데렐라', '백설공주' 그리고 '해님 달님'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그때당시 가정 먼저 쉬운 전래, 명작동화를 들였었답니다. 최근에는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아빠가 자기 전에 3권씩 꼬박꼬박 읽어주곤 하는데요. 불을 끄고도 잠들지 못하는 아이는 엄마아빠에게 계속해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기 일쑤랍니다. 그래서 시도 했던 일이 바로 "패러디"였습니다. 신데렐라 이름을 데신하여 우리 아이의 이름을 넣고, 백설공주이름을 대신하여 우리 아이의 이름을 넣었지요. 그리고 이야기를 더욱 새롭고 재미있게 들려주었답니다.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듣던 4살짜리 꼬마 아이가, 어느 순간 자신도 이야기의 주인공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말을 하는 것을 보았어요. 엄마가 잠자리에서 잠깐 들려주었던 일이 이렇게 아이에게는 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답니다. 그러던 중 <베이비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고, 아이에게 좀 더 재미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싶은 마음에 책을 한 장 한 장 펼쳐보았지요. 표지부터 너무나 환상적인 <베이비 스토리텔링>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쉽게 가르쳐주는 책이랍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은 사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일이에요.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으로 말해본다면, 기계장치들의 종류만으로도 엄청난 등장인물을 만들 수 있답니다. 자동차, 비행기, 기차, 저전거, 오토바이, 스케이트보드, 롤러스케이트 등등 종류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물건들중 등장인물을 정하고 그들의 가족, 친구들을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이번에 이야기의 배경을 만들어볼까요? 책의 예를 들어 이야기해보자면, 칙칙폭폭 달려가던 칙폭이가 깊은 계곡속에서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되고 마법의 가루를 꺼내 위로위로 날라오르지요. 그러다 거대한 모기를 만나게 된다는 그런이야기인데요. 여기에서 칙폭이는 침대 아래에 있던 장난감기차에요. 주위를 둘러보면 이야기의 배경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답니다. 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엄마만의 몫이 아니랍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등장인물의 성격, 이야기의 진행 등등 다양한 것을 함께 만들어내며 아이의 생각을 더욱 키워줄 수 있답니다. 거기에 도덕과 교훈을 담은 이야기라면 더욱 좋겠죠. 그리고 이렇게 함께 한 이야기를 기록해 놓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이제 시작한 베이비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큰 발전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패러디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모든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된다고 여기는 지라 패러디를 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을듯 하지만요. 오늘은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봐야겠어요. 엄마, 아빠, 아이 이렇게 세 가족이 만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해요. 누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킬지 주변을 둘러볼까요? 우리집 현관을 보며 시도해봐야겠는걸요. 아빠구두, 엄마샌들, 엄마운동화, 아이운동화, 슬리퍼 등등 여러가지 신발들이 모여있네요. 오늘 밤,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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