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아이, 숨겨진 마음 읽기 - 화내는 아이에게 화내지 마라!
스티븐 브라이어 지음, 김수진 옮김 / 아주좋은날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   '내가 우리 아이에게 정말 너무 했구나' 싶은 마음에 눈물이 핑 돈다. 툭하면 아이 앞에서 "짜증난다"는 말을 아무생각없이 내뱉었던 나의 모습이 참 후회스럽다. 아이는 내가 그럴때면 늘 "엄마, 누구때문에 짜증나요?" 하고 물어보곤 했다. 대부분 "음, 엄마 혼자 화가난거야" 하고 말을 해주긴 하지만, 정말 육아에 지쳐있을때는 아이가 받을 상처에 대해서는 생각도 걱정도 없이 "너 때문에 엄마가 힘들다"라는 말을 했던 적도 있다.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이었는지 뒤돌아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도 남겠다 싶은 마음에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책을 읽는 동안 뒤돌아 본 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로 한숨이 푹푹 나온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아이들이 왜 자제력이 부족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런 우리 아이들에게 자제력을 길러줄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과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아이가 되는 방안, 스트레스에 강하며 화를 다스릴 줄 아는 방안 등을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방안 등 책 전체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여러 교육이론들을 접목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나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줬던 부분은 초반부에 나오는 자제력에 관한 이야기와 중반부에서 아이의 우울증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야기를 다 풀어나가자면 책을 한 권 읽는 것보다 오래걸릴듯 하니 이 두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첫 챕터의 첫 페이지부터 난 깜짝 놀랐다. 저자의 장모님의 말 때문이었다. 세 자녀를 훌륭히 키워내신 장모님 앞에서 자신의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고 아빠에게 욕을 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부끄러워 호되게 야단칠 준비를 하는 순간, 눈물이 떨어질 듯한 눈으로 장모님이 하신 말씀은 "아이를 도와주게"였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난 여지껏 아이가 잘못을 할때에 그것이 대체로 아이의 탓이라고 여겨왔다. 내가 아이를 잘못 가르친 탓도 있다 생각했지만, 아이를 도와준다는 마음이 아니라 아이를 바로잡고 혼내야겠다라고만 생각해 왔던터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 나도 우리 딸을 도와줘야겠구나 싶은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직도 나에겐 그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챕터의 핵심 문장은 아니었지만, 그 글에서 난 나의 육아 자세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으로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가 무슨 우울증이 있을까 생각해왔다. 아이는 그저 단순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어린시절을 회상해보면, 난 늘 충분히 컸고 알건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늘 머리속에 복잡한 생각들을 했었다. 엄마는 왜 화가 났을까, 엄마한테 이 말을 하면 엄마는 어떻게 반응 할까, 엄마아빠는 오늘도 싸울까, 엄마아빠는 나를 좋아할까 등등 나의 어린시절에도 마음속으로 여러가지 걱정거리와 불안거리들을 품고 있었다. 우리 아이도 단지 어리기 때문에 엄마한테 혼나는 그 말한마디에 상처받는 것 없이 그냥 잊어버릴꺼라고, 단순하게 생각만 할꺼라고 판단하면 안될것 같다. 남편의 회식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늘 짜증을 내며 아이에게 드러냈던 엄마의 못난 모습이 우리 아이의 우울증을 유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참 미안하고 속상했다. 특히 내 볼일에 바빠 정신이 없을때면, 가끔씩 나에게 다가와 배가 아프다며 문질러 달라는 우리 딸의 행동, 한 동안 잠을 자는 동안 무서운 꿈을 꾸는 아이의 모습, 그냥 무심코 별일 아닐것이라고 여기며 넘어갔던 일들이 우울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또 한번 놀라웠다. 내가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이를 위해 숙지해야할 사항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금 당장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나의 행동이 180도 달라질 수 는 없을 것이다. 또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난 또 잊어버리고 나의 본 모습을 찾고 말지도 모른다. 읽은 책을 책꽂이에 꽂아두고 그렇게 그냥 전시해 둘 것이 아니라 틈틈히 읽고 또 읽어보는 것이 육아서를 읽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오늘 배운 여러가지 방안들도 나의 작은 기억력 공간에 다 채워넣을 수 없으니 틈 나는 대로 꺼내어 반복해서 읽어봐야겠다. 오늘부터 난, 화가 난 우리 아이를 더 열심히 도와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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