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아줌마 -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부부생활 탐구
문선희 지음 / 생각창고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결혼 5년차 주부이다. 연애를 8년하고 결혼한지라 만나서 사랑한지는 13년차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신혼의 달콤함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었다. 결혼과 연애는 또 다르지만말이다. 연애라면 지겹게 해보았고 결혼생활도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있는 나에게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였다. 그러다보니 남편을 챙기는 일이 점점 소홀해지고 나의 생활패턴이 거의 "아이" 혹은 "나" 자신을 위한 일에 몰두해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들어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하고 힘겨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남편 하는 일이 힘들고 바쁜일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너무 관심이 없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미안하고 반성하고 있었던 찰나에 <오! 해피 아줌마>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제목만 봐서는 온통 "아줌마"인 나를 위해서 써진 책일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부부생활 탐구"라는 문구에 어쩌면 내가 지금보다 더 남편을 잘 이해할 수 있고, 힘든 남편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와이프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명절 기차안에서 잠든 남편과 아이를 옆에 두고 한줄한줄 읽어내려갔다.
 
   첫 만남, 내가 아는 부부 혹은 연인들이 대부분 책의 주인공 썬과 쭝처럼 첫 눈에 반한 커플은 드물다. 거의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던 사람, 아니면 관심이 별로 없던 사람이 어느 계기로 인해 가까워지고 또 그렇게 연인이 되어갔다. 썬과 쭝의 연애시절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주인공들의 자유분방함 때문인지, 마치 TV드라마를 보는 듯 내 주변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커플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신기하고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썬의 솔직한 속마음을 읽을때면 너무나 공감이 가는 부분도 참 많았다. 여자도 사람이고 또 욕구라는 것이 있으니 말이지... 

  책을 읽으며 웃었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지난 후라서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복만이 시리즈를 읽을 때는 조용한 기차안에서 혼자 킥킥거리기도 했고, 야외촬영때 엉덩이가 썰렁했던 이야기,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였던 이야기, 부부싸움 도중 실수로 쭝의 손에 맞은 썬이 헐리우드액션으로 뒹굴었던 이야기, 쭝의 로망을 위해 옷을 받아준 썬, 그리고 정말 우리 커플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맞고"이야기...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들이었다. 쭝에게 돈을 잃고 펑펑 울었던 썬의 이야기는 점당 10원으로 500원을 한판에 진 나의 신혼때의 맞고 이야기와 거의 비슷한 전개였다. 쭝과 썬 커플과는 다르게 각서같은 것은 쓰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와이프의 맞고 제안에도 흔들림없는 우리 남편의 굳은 의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그런 모습들 하나하나가 나의 연애시절, 신혼시절을 보는 것 같아 더 재밌었다. 
 그리고 종교이야기, 시어머니께 이혼을 통보한 이야기에서는 주인공 썬의 결단력이 부럽기도 했다. 장미꽃을 하나하나 만들어 선물한 쭝의 다정함, 침실이 2층이었으면 좋겠다는 와이프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혼자 끙끙대며 그 무거운 물침대를 옮겼던 세심함 등등 책을 보며 많이 부러워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자식이야기에서는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날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를 감동시킨 경서의 말 한마디 "난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봐. 그러니까 엄마 아빠처럼 좋은 엄마 아빠를 만났지." 그리고 더 감동시킨 작가의 말한마디 "엄마 아빠는 전생에 지구가 아니라 우주를 구한 모양이다. 그러니까 우리 경서처럼 좋은 딸을 만났지. 사랑한다. 우리 딸!" 우리 딸을 한번 쳐다보며 눈물짓게 했던, 감동의 한 대목이다.  이 외에도 이혼 안하는 법, 엄마알림장에 관한 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의 중요성 등등 선배아내, 선배엄마에게 듣는 유익한 정보를 읽는 즐거움도 있었다. 

  결론은 오랜만에??설은 소설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이렇게 경험담, 실제 이야기는 소설 이상의 무언가를 남겨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즐거웠고 더 재밌었고 더 의미있었다. 나의 명절을 유익하고 즐겁게 해준 <오! 해피 아줌마>를 우리 남편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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