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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나무에 가까이 가지 마! - 벌레가 생기지 않는 3D 프린트 나무 ㅣ 생각이 커지는 생각
야네카 스호펠트 지음, 아넷 스합 그림, 최진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8년 2월
평점 :
‘가짜 나무에 가까이 가지 마’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제목만으로도 환경보호와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했고, 사실은 이야기책일 지라도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사실을 알리는 지식 위주의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짐작은 틀렸다. 이 책은 그냥 이야기책으로만 읽어도 재미있다. 분필을 한 입 먹으면 슈퍼우먼이 되어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동물들을 구하러 가는 조지 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의 비밀을 지켜주고 사랑스러운 우정을 나누는 반 아이들의 모습은 참 정겹다. (우리가 꿈꾸는 교실도 이런 관계의 교실이 아닐까?)
교실의 칠판이 전자 칠판으로 바뀌는 변화처럼, 네덜란드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참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처한다. 시장은 최신 기술에 의한 인공적인 삶을 지지하는 인물인데, 자연에 대한 그의 생각은 참나무에 대해 ‘가을에는 땅에 떨어진 낙엽이 지저분하게 썩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현된다. 과학기술에 의해 인공적인 숲을 조성하려는 시장과 도시가 관광화 되면 수입이 늘어나는 것을 반기는 주민들…다른 나라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숲을 깎아내고 도로를 만들어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고, 흙먼지가 날리는 것이 지저분하다고 우레탄을 깔았던 학교 운동장이 결국은 납과 카드뮴같은 중금속이 검출되어 철거되는 모습 말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자연과의 공생,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인간의 편리와 이익만이 아닌, 참나무에 기거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들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 앞으로 더 발달된 세상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연과 공생하는 삶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책 속에서, 참나무를 베지 말아야 할 이유를 좀 더 제시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어쩌면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을 싫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장난기 어린 얼굴로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 줄 아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책의 사이사이에는 쉬어가는 코너처럼 책의 내용을 더 자세히 설명하고 환경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부분이 있다.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고, 살아있는 나무대신 3D프린트를 통한 가짜 나무를 만드는 방법 등 기발한 상상과 전개가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