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 가족 라임 어린이 문학 20
핀 올레 하인리히 지음, 라운 플뤼겐링 그림, 이덕임 옮김 / 라임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되면 그 상처와 혼란을 가장 크게 겪는 이는 아이들이 아닌가, 싶다. 이혼가정에 대한 편견을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줄 현실적인 대안들은 많지 않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른인 내가 읽어도 어처구니없이 힘든 상황에 처한 마울리나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불치병, 새로운 동네로의 이사, 열세 살 소녀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힘든 상황이다. 나조차도 책을 읽으면서 마울리나의 아빠에 대해 분노가 치솟았으니까. 마울리나는 큰 집을 차지하고 자신들을 내쫓은아빠를, 젊은 여자를 만나는 아빠를 그 사람이라고 칭한다. 일 년이 넘게 아빠와 말을 하지 않고 아빠를 다시 되찾기 위한 계획을 벌인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 있으면서도 마울리나는 절망하거나 무기력해 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나간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파울을 챙기고 진정한 친구로 지내며, 엄마를 위로하고 엄마와의 추억 만들기를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를 주둥이왕국의 괴물이라고 칭하지만 마울리나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힘든 상황을 헤쳐 가는 열세 살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에 감동이 있었다. 결말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마무리되어 마음이 싸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주인공 마울리나는 그 이후의 삶도 씩씩하게 해쳐 나가리라 믿는다.

 

   책은 우리가 세계에 대해,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넓히고, 그 상황을 견디고 이겨낼 힘을 준다고 믿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린 마울리나들이 이 책을 읽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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