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 - 호모 사피엔스에서 시작된 우리, 우리의 역사
이방 포모 글.그림, 크리스토프 일라-소메르 글, 니콜 포모 그림, 김영신 옮김, 황은희.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받아보기 전, 인류의 문명사를 어떻게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로 풀어내었는지 궁금했었다. 인류의 문명사라는 광범위하고 오래되고 복잡한 사실들을 어떻게 한 권에, 그것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지 기대와 의구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흔히 고전이나 명작이 아이들 용으로 출판될 때 지나친 생략과 비약으로 본래의 재미와 감동까지 반감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솔직히 읽기 전 이 책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하지만 이 책을 받아들고 나의 쓸데없는 걱정은 사라졌다. 이 책은 수십억 년 전, 최초의 지구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구의 화산활동으로 내부에서 빠져나온 기체가 지구의 대기를 뒤덮고, 다시 비가 되어 쏟아져 바다를 이루었으며,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미생물 형태의 원시 생명체가 나타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최초의 인류의 등장, 문명과 도구의 발달, 종교, 문화 등 광범위한 인류의 문명사가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이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기에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꼭 필요한 설명만 있으며, 한 페이지에 적당한 글밥이 제시되어 어린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양이다. 글이 쉽게 설명되어 있음에도 이해가 어려울 어린이들을 위해 정말 적절하고 사실적이며 예술적인 그림이 페이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 책의 그림은 글의 이해를 돕는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그림 자체가 한 편의 이야기이다. 사실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그림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가인 이방 포모는 이 책의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 책의 맨 뒷부분을 보니 이방 포모는 사위이자 중세 역사를 공부하는 연구자인 크리스토프 일라-소메르와 함께 글을 썼는데 크리스토프 일라-소메르는 꼼꼼하게 자료를 검토하여 이 책이 역사책으로서 객관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책을 읽을수록 작가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인류의 문명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가 없다면 이런 글과 그림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 머리보다 높게 서서 어려운 내용을 주입하는 선생님의 느낌이 아니라, 쪼그려 앉아 어린이와 눈높이를 마주하고 어린이가 무엇을 궁금해 할지 고민하며 이야기하는 좋은 선생님의 느낌을 준다. 글의 양이 적당함에도 어린이들이 궁금해 할 내용까지 고려하고 적절하게 답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인류가 대륙으로 옮겨가 살았다는 대목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아메리카로 넘어갔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책을 보면 시베리아를 지나 베링해협이 빙하기에 해수면이 낮아져 육지가 드러났기에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고 나온다) 책의 맨 뒤에는 부록처럼 역사 속 등장인물 60명에 대한 소개가 그림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의 글쓴이(이방 포모, 크리스토프 일라-소메르)의 삶의 이력도 그렇듯, 역사와 문학, 철학과 예술 등을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접하며 자라나고 교육받았기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의 교육도 주입식 교육,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다.

 

   이 한권의 책이 완성되기까지 작가의 노력과 시간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지…. 오랜만에 만난 좋은 어린이 책에 참 반갑고 기뻤다. 아이들은 갈수록 쉽고 재미있는 책만 읽으려고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런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5학년2학기부터 한국사를 처음 배우는데 최초의 인류 등장, 생활모습과 도구의 변화, 마을을 이루고 계급사회가 등장하는 것이 이 책의 앞부분과 같아 고학년 어린이들이 이 책을 더 잘 이해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내용이 좀 어렵더라도 섬세한 그림을 통해 이해할 수 있기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그 이상의 학생들과 어른들도 읽기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