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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비밀 - 잠자는 거인, 무기력한 아이들을 깨우는 마음의 심폐소생술!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과 전문의이고 성장학교 별의 교장인 김현수 선생님의 글을 몇 달 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중 3장) 글을 읽고 많은 공감을 했고, 실패가 내면화되고 꿈이 없는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 부모와 교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 「무기력의 비밀」도 그런 책이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많다는데, 초등학교에서는 엎드려 자지 않는다 뿐이지 무기력과 우울감을 느끼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원인을 이리 저리 생각하며 좀 더 의욕적인 아이로 바뀔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깊이 체득된 무기력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이 왜 그렇게 무기력한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현수 선생님의 글은 어렵지 않게 잘 읽힌다. 부모와 사회가 짜놓은 시스템 속에서 꿈을 잃고 사는 요즘 아이들을 걱정하고, 그들이 어려움을 해결하고 더 그들답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글에서 읽힌다. 학문적인 글이었다면 그리 공감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부모로서 교사로서 이 책을 읽으며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와 교사가 변해야만 한다는 것, 무기력한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살아 있다는 느낌을 선하게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살아 있다는 것이 주변에 얼마나 해를 미치는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도록 경험했다’ 책 속에 종종 등장하는 ‘마이클 아이건’의 인용 글은 마음에 깊은 생각과 울림을 주었다. 여러 상담사례와 학문적 이론, 관심과 걱정에서 비롯된 성찰의 글은 부모와 교사에게 깊은 공감과 변화를 촉구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제시되는 무기력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 또한 한 아이를 성적으로 줄 세우는 시선이 아닌, 관심과 사랑, 존중과 격려의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편안하게 읽기 시작해 곧 연필을 들고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었다. ‘기본을 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성취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절망감만 안겨준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은 해냄을 조성하고 해냄을 가능하도록 해주고, 해냄을 축복해 주는 과정에서 빛난다.’ 나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혼내고 비난과 비하로 아이들의 무기력을 더욱 견고하게 하였던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이 책을 많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읽고 아이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