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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마나부, 학교개혁을 말하다
사토 마나부 지음, 손우정.신지원 옮김 / 에듀니티 / 2016년 3월
평점 :
‘배움의 공동체’, ‘교욱의 전문가로서의 교사’ 소그룹 안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협동적인 배움’...혁신학교에서 근무하였던 지난 5년간 익숙하게 들었던 말이다. 올해 일반학교로 옮기고 나서 내가 지난 5년간 혁신학교에 근무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물론 혁신학교에서의 일의 강도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일반학교에서 행해지는 일과 비교하였을 때 형식적인 일들을 과감히 버리고 온전히 교사로서 교육에 전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오롯이 동학년 선생님들과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매주 협의를 하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학교문화 속에서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더라도 힘이 났고 재미가 있었다. 사토마나부의 「학교개혁을 말하다」를 읽으면서 혁신학교에서의 나의 경험과 비교하며 공감하며 읽었다.
‘배움의 공동체는 학생들이 서로 배우고 서로 성장하는 곳이며, 교사들이 교육전문가로서 서로 배우고 서로 성장하는 학교이며, 학부모나 시민도 학교개혁에 협력하고 참가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이다’라고 저자인 사토 마나부는 말한다. 이 말만 읽어서는 이상적인 소리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학교의 변화 또한 요구되고 있고 더 이상은 주입식 교육으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을 길러낼 수가 없다. 사토 마나부는 또한 지난 학교개혁에서의 실패에 비추어 ‘어떠한 학교개혁도 절대로 내부에 대립이나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교내에 분열을 일으킨다면 차라리 개혁을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까지 말하는데...혁신학교가 안정화 되기까지 거쳤던 내부분열에서 많은 교사들이 상처를 입는 것을 봐 왔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따라서 학교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공성의 철학, 민주주의 철학, 탁월성의 철학’이라는 학교개혁의 비전과 철학이 공유되어야 하고 ‘교실에서의 협동적 학습’ ‘교무실에서 교사의 배움의 공동체와 동료성 구축’ ‘보호자나 시민이 개혁에 참가하는 학습참가’라는 세 가지 시스템이 갖춰줘야 배움의 공동체가 구축된다고 한다.
2부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도입된 ‘수준별 교육과정’이 유효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는 근거가 없고 오히려 학력격차가 더 커졌으며 차별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오크스의 조사결과를 근거 삼아 수준별 수업을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다시 ‘협동적인 배움’을 이야기한다. 그는 학력 격차를 줄이고 학력향상을 가져다주는 학교개혁은 ‘협동학습’에 기반한 ‘배움의 공동체’를 구성해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3부에서는 ‘학력’의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를 이야기하며, 학력형성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에서부터 끌어올려 형성되는 것이며 서로 듣는 관계를 형성하고 점프가 있는 배움을 통해 진정한 배움에 이를 수 있음을, 무엇보다 아이들을 창조적, 탐구적 배움의 주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학교의 개혁은 ‘교사 자신’이 아닌 교장, 교감과 같은 관리자, 교육청 및 교육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사토 마나부의 말처럼 부모와 교사 또한 배움의 주제로 성장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사토마나부가 책 속에서 지적한, 이제 과거의 산물이 되어버린 교실 풍경이 여전히 우리나라 학교에 있음을 생각하며 마음이 뜨끔하였는데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가 되기 위해 조금씩 학교가 개혁되고 변화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