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말 안 듣는 개구리 라임 어린이 문학 9
유순희 지음, 김유대 그림 / 라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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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개구리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나만해도 말 안 듣는 딸내미에게 청개구리 이야기를 들려주며 훈계한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청개구리가 그 후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한 사람이 있을까? 어렸을 때 청개구리 이야기를 듣고, 나는 청개구리가 불쌍했었다. 엄마가 죽은 것도 슬픈데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이 되어 울어댄다니...왜 청개구리 엄마는 사실대로 산에 묻히고 싶다고 말하지 않은 걸까, 청개구리는 그래서 엄마가 죽은 후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었을까? 어린 시절 궁금했던 질문들이 책을 기다리는 동안 떠올랐다. 작가는 청개구리의 뒷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이 책을 아이와 갈등중인 부모님과 그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화속에 풍자와 교훈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지지리도 말 안 듣는 청개구리 같은 아이를 둔 부모님의 마음도, 어쩌면 엄마 아빠는 자기 마음은 몰라주는지 답답한 아이들에게도 해법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엄마 말 안 듣기로 유명한 청개구리가 자라서 엄마 개구리가 되고, 청군이라는 아이를 키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군이 또한 엄마를 쏙 빼닮았는지 엄마 말을 지지리도 안 들어 엄마 청개구리의 속을 태운다.

    실제 아이와의 경험을 다룬 듯한 엄마 청개구리와 청군이와의 대화는 꼭 우리 집 대화를 보는 듯해서 마음 뜨끔하면서도 웃겼다. 엄마 개구리의 말은 흡사 내 말 같았는데 청군이 입장에서 보면 엄마라고 우기고 엄마 말을 강요하는 것처럼 들렸다. 이렇게 이 책은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아이에게는 결말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하지만 진지한 주제와 달리 이야기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재미있어 흡인력 있게 읽힌다. 청개구리가 엄마 무덤이 떠내려간 후 허구한 날 울다가 목청이 트여 가수가 되었다는 생각도 기발하고,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도 글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시각화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한 뼘의 공감을 일으켜 아이와 부모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아이를 둔 부모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하여 청개구리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이의 마음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요구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엄마들이 늘어난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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