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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의 고장 난 거짓말 ㅣ 큰곰자리 19
게리 폴슨 지음, 정영수 옮김, 김영진 그림 / 책읽는곰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자신이 스스로 정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선의의 거짓말’이라 불리는 거짓말을 할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듣기 좋게, 혹은 속상하지 않게 거짓말 하는 것을 처세술이 능한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책 서문에 있는 ‘케빈의 거짓말 보고서’에는 케빈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가 나온다. 스스로를 ‘최고의 거짓말쟁이’라고 칭하는 케빈은 ‘정직이 최선의 방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형편없는 거짓말쟁이들’이며, ‘거짓말을 잘하는 건 사람들이 나를 쉽사리 믿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에는 귀를 쫑긋 세우기 때문에 나는 그런 말만 골라 한다’는 것이다. 케빈은 심지어 ‘거짓말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춰주는 일’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그런 케빈의 말은 흔히 작은 거짓말을 종종 하는 사람들에게 묘한 설득력을 갖기 까지 한다. 하지만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늘어나고 커지면서 케빈은 공부도 친구관계도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그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게 된 것은 케빈이 한 아이에게 한 ‘진실의 말’의 효과를 깨닫게 되면서였다. 케빈은 직접 자신의 잘못된 거짓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건을 수습해 나간다.
케빈의 학교생활을 통해 미국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케빈이 거짓말하는 상황이 우리나라 학생들과 달라 공감되지 못하는 점도 있겠다. 하지만 주인공이 마냥 착한 아이가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로 볼 수 있을 법한 아이라는 것과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꼬이는 상황은 충분히 공감될 것이다. 4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