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김정호의 친구였던 혜강 최한기와 오주선생 이규경의 교류와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정호에 대해서는 어린 아이도 다 알고 있겠지만 최한기와 오주선생 이규경은 나 또한 몰랐음을 고백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되었던 사실도 많은데 무엇보다도 안타까웠던 것은 지금껏 일본에 의해 심어진 잘못된 역사적 사실이 가르쳐져 왔다는 것이다. (김정호가 백두산을 여러 번 오르고 전국을 누비며 힘들게 만든 대동여지도를 흥선대원군이 외적에게 비밀을 누설하려 했다는 누명을 김정호에게 씌워 지도가 불태워지고 감옥에 갇혔다는 것) 그리고 지도가 김정호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신분을 뛰어 넘은 최한기와의 우정과 교류, 오주 선생의 가르침 속에서 그들은 지도와 학문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기존의 역사책과는 달라 신선했고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덧입혀 만들어낸 이야기이지만 작가는 역사에 대한 탄탄한 지식과 연구를 바탕으로 꼭 영화를 보는 듯 장면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다. 중간 중간 작가가 등장해 배경지식으로 필요한 역사적 사실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이 식상하지 않고 자유로워 딱딱한 역사라면 머리 아파할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것에서 나아가 당연한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지도란 무엇이냐’는 오주 이규경의 질문이 그것이다. 어느 시대를 살아가든지 그 시대가 주는 고민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 김정호와 최한기가 오주 선생의 가르침 속에 열정을 다해 고민하고 연구하였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무엇인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역사를 배우는 5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