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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화가 났어? ㅣ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1
톤 텔레헨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유동익 옮김 / 분홍고래 / 2015년 2월
평점 :
기대했던 것보다 두툼하고 글밥도 많고 그림도 너무나 감성적인 책. 이 책에는 이야기가 총 12편이 실려 있는데 각 1편을 떼어 그림책을 만들어도 좋을 글의 분량이다. 어린 아이들이 읽기엔 글밥이 너무 많나, 싶기도 하지만 그림의 내용을 잘 살려주는 감성적인 그림 덕분에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너구리, 코끼리, 지렁이와 딱정벌레 등 동물과 곤충 등을 소재로 한다. 의인화된 책 속 주인공들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겠다. 이야기의 첫 편에 등장하는 너구리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못받아들이는 아이나 현실을 자신의 감정에 따라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화를 내는 아이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화내지 않는 땃쥐’ 도 인상적이다. 계속 다람쥐에게 화나지 않았는지 묻는 땃쥐는 정작 자신이 무엇인가 때문에 화가 나고 불만이라 반항적인 아이처럼 다람쥐에게 행동하는데, 반항적인 아이를 참아내는 엄마처럼 다람쥐는 땃쥐에게 화를 내지 않고 참아낸다. 땃쥐의 마음에는 왜 화가 있을까? 그런데 왜 화를 제대로 내지 않는 걸까? 땃쥐의 화와 신경질적인 말과 행동은 땃쥐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동물들의 상황을 보여주며 ‘화내는 것’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두꺼비의 화를 어떻게 할까?’ 이야기에서는 화가 난 두꺼비에게 개미가 화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딱정벌레와 귀뚜라미의 화내는 방법’에서는 제대로 화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이야기를 통해 가르쳐 준다. 마지막 이야기 ‘화가 모두 사라진 날’편에서는 화가 모두 사라진 것이 이상하고 불안한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화가 꼭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화를 낼 때, 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 한 편씩 읽어주고 싶다. 몇 편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혼자 읽고 이해하기에 좀 어려운 느낌도 있어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화가 더 많이 났다고 싸우는, 이야기 속 지렁이와 딱정벌레처럼, 화가 많이 난 친구를 다독이며 ‘화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화난 지렁이의 눈에서 이글이글 불꽃이 튀어 잔디를 태우고 동물들을 떠나가게 하였던 것처럼 잘못 화를 내면 주변 이들을 멀어지게 하고 상처받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화난 자기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화를 제대로 내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