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고 반갑게 서평 신청하였다. 황선미 작가님은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작가지만 최근에 청소년소설인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을 읽고 나는 이 작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1970년대 경기도 평택시를 배경으로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본 가족사를 담은 책인데 신파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었다. 동화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읽고 나니 어둡고 우울하기까지 하였었지만 그녀가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나름대로 짐작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성장동화인 고작해야 364은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책이다. 책을 몇 장 읽어 나가고서야 제목의 의미가 이해가 되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형제자매간 경쟁이나 부모님의 편애로 상처받고 속상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동생 싸게 팔아요가 저학년에게 적합한 책이라면 이 책은 중학년 이상의 형제자매간 갈등 및 부모님의 편애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명조는 제목처럼 형인 윤조보다 364일 늦게 태어난 동생이다. 명조는 어찌 보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다. 형보다 364일 늦게 태어난 죄로 새 옷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형이 먼저 다 하게 되는 게 너무너무 억울하고 불만인 아이다. 그런 명조가 윤조와 가족들, 나리와 하늘이 등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모습은 참 대견하다. 명조는 자기보다 형을 챙기는 할머니와 아빠에게 서운해 하면서도 넉살좋게 애정을 드러내고, 형이 밉기도 하지만 형의 좋은 점을 찾을 줄도 알며 어려움에 처한 형을 도우려는 의리도 있다. 작가는 주인공 명조를 평범하면서도 참 사랑스럽게 그려놓았다. 평범한 듯한 명조와 달리 패셔니스트 장나리는 자유롭고 개성만점인 아이다. 운동화를 짝짝이 색깔로 신고 목덜미를 가위로 막 잘라낸 티셔츠에 머플러를 두르는 장나리는 주인공 명조뿐만 아니라 수많은 명조들에게 말을 하는 것 같다. , 동생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즐겁게 살아가라고.

    동화를 쓰는 작가의 기본자세일지도 모르겠지만 명조와 작품 속 아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해서 내 마음도 흐뭇했다. 명조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위로받기를 바란다. 모든 아이들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며 아이답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