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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수학 -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한 초등 수학 혁명
최수일 지음 / 비아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올해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벌써 수학에 대해 ‘힘들다, 지겹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알고 놀랐었다. 선행학습으로 반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배울 내용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나 기본적인 개념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단원평가를 보면 오히려 쉬운 개념확인 문제에서 많이 틀리곤 한다. 또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으면서 정작 사고를 요하는 문장제 문제는 덮어놓고 어렵다고 생각하여 문제를 제대로 읽지도 않는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수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 나 또한 아이의 엄마로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되곤 했다. 충분히 생각하고 개념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많은 문제풀이와 정답만 중시하는 태도로 아이를 질리게 만들지 않았을까.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교사로서 엄마로서 그런 고민들을 해결해 보고 싶어 반갑게 서평을 신청했다. 저자인 최수일 소장님은 일명 ‘착한 수학’전도사다. 28년간 수학 교사로서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책이라길래 딱딱하고 어려운 책이 아닐까 내심 부담스러움도 있었는데, 늦은 저녁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읽으면서 답답했던 속이 후련해지고 통쾌해지는 느낌이었다. 교사로서, 수학의 개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답만 이끌어내는 수학이 아니라 사고력과 논리적 추론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의 엄마인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는데 수학교육에 있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중심을 잡아 나가야 할지를 명확하게 제시해 주었다.
보통 아이들은 수학 시험문제에서 틀리면 ‘실수’했다고 하는데 실수도 4가지 유형으로 나뉘고 어떤 실수가 심각한 건지,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실수하는 것인지, 부모는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 것인지를 무조건적으로 설득하기 보다는 현재 아이들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으며 설득력있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부모들의 궁금한 점과 사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짚어내며 선행학습은 예습이 아닌, 정상적인 학습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으며 잘못된 암기위주의 공부로 아이를 지치게 함을 지적하고 있다. 엄마도 충분히 수학을 가르칠 수 있고 그러기 위해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아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함을 강조한다.
이런 학부모의 고민뿐만 아니라 교사로서도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안내하고 있다. 교사의 너무 자세한 설명이나 결정적인 힌트는 아이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저하시킨다고 한다. 사실 진도에 맞춰 수학수업을 나가다 보면 아이들의 충분한 이해를 끌어내기 보다는 문제풀이 과정을 설명해주고 넘어갈 때가 있음을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또한 저자는 수학학습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과 함께 ‘또래들과의 협력학습’이 수학에 있어 최적의 학습방법임을 강조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또래와 토론하며 방법을 찾아나갈 때 수학학습은 효과를 볼 수 있다니 앞으로의 수학수업에 있어 교사주도의 수업만 하지 않고 ‘또래학습’을 같이 진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는 선생님들과 아이의 수학공부로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쉽고 재미있게, 명쾌하게 수학교육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였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Q&A로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엄마들의 고민해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