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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구출하라! -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1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0
김영진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김영진의 글은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책으로 만났던 적이 있다. 이 책에는 병관이와 비슷하게 둥글둥글한 얼굴과 몸을 가진 주인공 ‘나로’가 등장한다. 나로는 내일 엄마랑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는데 밤늦게 피곤한 얼굴로 돌아온 엄마는 일을 해야 해서 놀이동산 가는 것을 뒤로 미루자고 한다. 기대했던 나로는 눈물이 나려고 한다. 속이 상해 창밖을 바라보는데 나로의 강아지 펄럭이가 사람처럼 말을 하며 상상 세계 이루리아를 구하러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나로는 상상에너지를 사용하여 이루리아로 가게 된다.
가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상상력의 기발함에 놀랄 때가 있다. 이 「엄마를 구출하라」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기발한 상상력의 이야기들과 괴물, 강아지와 같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가 등장한다.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 이야기 속 상상과 모험의 세계에 맞는 분위기의 그림은 재미있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림 속 인물들은 괴물조차도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얼굴이라 부드럽고 친근함을 준다.
생각이 딱딱해진 어른들과 비교하여 아이들은 곧잘 재미있는 생각을 해낸다. 이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의 힘을 중요시하고 있다. 주인공 나로는 상상 에너지로 자동차를 만드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고 기발하다. 또한 간지럼 총과 따귀 총으로 괴물을 무찌른다던지, 다른 곳에 잡혀갔던 엄마가 낙하산을 타고 돌아오는 장면은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으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마지막 그림으로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안고 웃으며 있는 장면은 보기에 흐뭇했다. ‘존경받아 마땅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바칩니다’ 라는 책의 부제에서 보여주듯이 작가는 육아에 지친 엄마들, 직장을 다니느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일하는 엄마들이 많은 추세이긴 하지만 전업주부들이 더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이야기의 공감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 괴물들이 엄마를 잡아가 맛있는 음식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도록 시키는데 엄마들의 할 일을 ‘요리’에 국한시키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엄마들이 밖에서 하는 직장일의 모습도 담을 수 있었다면 엄마의 일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도 도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단지 상상 속에서만 엄마를 구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와의 약속을 부득이하게 깨뜨려야만 하는 엄마의 고달픈 생활도 아이들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갈수록 맞벌이를 하는 직장 맘들이 늘어나고 있고 방과 후 홀로 지내는 아이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을 엄마들로부터 빼앗아간 ‘괴물’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은 부모님이 아직 글을 못 읽는 유아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어도 좋을 책이고 초등 2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