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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의 선택 ㅣ 신나는 책읽기 67
이정란 지음, 지문 그림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동화책 ‘버찌의 선택’은 유기견 버찌가 직접 주인을 찾아 나서며 겪는 일이 주요 내용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버찌가 주인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고도 분노와 슬픔에 잠기지 않고 발상을 전환해 스스로 주인을 선택하기로 마음먹는 점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씩씩하게 일어서는 모습은 문제해결력과 대응력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보여줄 것 같다.
버찌의 주인 후보로 2명의 사람-월래 할머니, 우동찬-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의 캐릭터도 유쾌하고 개성이 뚜렷하면서 긍정적이고 따뜻한 모습이다. 특히 우동찬은 좋아하는 최혜나에게 고백했을 때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누군가의 마음은 누군가의 것이지’라고 말하며 혜나의 마음을 존중해준다. (그 말은 동찬이의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중요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실제로 어린이가 할 법한 말은 아니라는 아쉬움도 들었다.)
월래 할머니는 장기자랑에서 잘하는 춤이 아닌, 못하는 노래를 선택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하는데 이렇게 인물들이 보여주는 선택과 반응들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신선한 발상의 전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동찬이가 좋아하는 혜나는 다문화가정 아이인데 뒤에서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것 때문에 상처를 받았지만 우찬이의 말을 통해 아이들이 너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는 다른 시선을 보여줌으로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겪는 따돌림, 괴롭힘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다문화가정 아이들 스스로 위축되어 오해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월래 할머니의 말, ‘개는 짖어야 해유. 안 짖으면 그 개가 이상한 거유’라는 말처럼, 동화를 다 읽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책임지는 것,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할 것이다.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등장인물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동화였다. 초등학교 저, 중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