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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 12장면 팩트체크 - 민주시민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신봉석.정한식 지음, 차경호 감수 / 푸른칠판 / 2021년 6월
평점 :
아이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칠 때 유독 근현대사의 분량이 짧고, 압축되어 있음에 대해 의아했던 적이 있다. 누군가는 내게 근현대사가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분명한 사실만을 가르쳐야 하므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가르칠 수가 없다고.
그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답답한 마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책의 서문에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짜 뉴스의 실체에 관해 이야기하며,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가짜 뉴스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흐름과 가짜 뉴스에 대한 반박 논거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이런 입장은 첫 장인 ‘일제와 우리나라의 근대화’에서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심지어는 우리나라 사람이, 일제의 지배가 우리나라의 근대 발전에 기여했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거짓 주장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울분에 차 소리 지르지 않고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근거를 들어 차근차근 그에 대한 반박을 펼쳐나간다. 예를 들어 일제가 정말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했다면 일제강점기는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고 행복한 나라 상태였어야 하는데, 일제강점기 기아 관련 통계자료와 자살 관련 통계자료를 보면 급격히 아이를 버리고 자살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거짓 사실에 대해 저자는 구체적인 통계자료와 논리적 근거로 이야기를 펼친 후 마지막에 반박한다. ‘일제강점기에 일부 한국인의 안락함을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이렇게 반박 근거를 찾아 정리하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수고를 해 왔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민족대표 33인이 대부분 친일파로 변절했다는 이야기에 대한 반박, 일제 침략전쟁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에 대한 근대사 팩트체크와 함께 2장에서는 해방 후 3년간의 역사와 제주 4•3, 한일 협정, 5•18 민주화운동과 같이 현대사에 대한 가짜 뉴스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한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가짜 뉴스와 5•18 유공자에게 과다한 혜택이 주어졌다는 가짜 뉴스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와 논리적 전개를 통해 차근 차근 따져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읽었다.
요즘은 아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고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이미 잘못된 사실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아이들에게 그것이 틀렸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근거를 따져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이 책은 잘못된 가짜 뉴스를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가짜 뉴스가 잘못된 거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유용한 책이다.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책 한 권에 근현대사 가짜 뉴스에 관한 반박 논거가 충분하여 읽으면서 속 시원함을 느꼈고, 앞으로 가짜 뉴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책의 근거들을 참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해 바르게 알 필요가 있는 일반인들, 학부모들,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