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색감의 그림책

귤이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7
서지현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5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가 있는 길고양이를 서지현 작가님은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그림책의 앞부분은 배경도 어둡고, 불안감에 떨며 조심스럽게 고인 물을 핥아 먹는 고양이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샛노란 제목을 지나면서 고양이는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의 마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고양이는 사람들을 경계하지만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해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앞부분의 어두운 배경과 대조되는 연노랑 색이 주를 이뤄 따뜻하게 느껴졌다. 제주도의 곳곳을 섬세하게 묘사한 풍경과 고양이에게 정을 주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 부드러운 색감의 동글동글한 그림체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길고양이를 챙겨주는 다양한 손길과 길고양이를 싫어하고 없애버리기까지 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읽었다.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고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그건 꼭 길고양이가 아니어도 우리가 다른 생명을 대할 때 필요한 존중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