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phtware Slump
록레코드 (Rock Records)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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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출신의 5인조 록 밴드 그랜대디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소박한 로-파이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오케스트레이션과 영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통해 광범위한 '스페이스 팝'으로의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그러한 교차 방식을 통해 상쾌한 느낌을 전하는 한편 묘한 멜랑콜리의 여운을 남겨 놓는다. 'Hewlett's Daughter'에서의 둥둥거리는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맑게 울리는 키보드와 출렁이는 현악 신서사이저를 들어보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첫 트랙 'He's Simple, He' Dumb, He's The Pilot'은 마치 형이상학적 텍스처를 구현해 놓은 듯 하다. 그 외에 'Crystal Lake' 'Chartsengrafs' 등에서는 로-파이나 그런지 스타일의 직선적인 기타 배킹과 입체적인 일렉트로닉 키보드가 동시 공재한다. 외국 매체에서는 이 앨범과 관련해 라디오헤드의 명반 [O.K. Computer]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랜대디가 라디오헤드처럼 앨범을 낼수록 점점 더 진보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도 매혹적이고 영적이며, 별 다섯이 아니라 여섯을 주고 싶은 앨범. 라이선스 음반에는 1999년도에 발표한 EP [Sinal to Snow Ratio]가 보너스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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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alvin Singh - O.K.
Talvin Singh 노래 / Island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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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빈 싱이 영국 내 소수파에서 단숨에 주류로 올라서도록 결정적으로 기여한 데뷔 앨범이다. 오래 된 인도 문화유산을 서양의 신기술과 훌륭하게 융합했다. 탈빈 싱은 시타르, 타블라, 반수리 같은 인도 클래식 악기뿐 아니라 방그라, 볼리우드 영화음악 같은 인도 대중음악도 가져와 전자음악과 버무려 서구사회에 전했다. 또한 이슬람교 예배음악인 카왈리와 일본 오키나와 댄스뮤직 등 다른 동양권 음악도 끌여들여 아시아 공동체를 마련했다.

탈빈 싱 본인이 직접 연주하는 타블라와 광란의 질주를 벌이는 드럼 앤 베이스, 그리고 영롱하게 울려퍼지는 시타르와 반수리(대나무 피리) 사운드가 이 음반의 핵심이다. 묘한 앰비언트 분위기 속에 풍성한 인도 선율이 11분 동안 이어지는 'Traveller'와 맑게 울리는 타블라 리듬과 대나무 피리 멜로디가 인상적인 'Light', 일렉트로닉 비트가 폭풍처럼 요란하게 휘몰아치는 'Vikram The Vampire'가 하이라이트다. 드럼 앤 베이스에 타블라를 섞은 '타블라트로닉스'라는 음악은 탈빈 싱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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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girls (드림걸즈) - O.S.T. - Deluxe Edition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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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의 여성 3인조 그룹 슈프림스를 모델로 만든 뮤지컬 영화 <드림걸스>의 사운드트랙. 비욘세, 제이미 폭스, 제니퍼 허드슨, 에디 머피 같은 화려한 출연진이 직접 부른 주옥 같은 노래들이 영화와 사운드트랙 전편을 수놓는다. ‘Listen’, ‘One Night Only (Disco)’, ‘Dreamgirls’ 등 그 어떤 뮤지컬 영화보다 음악과 공연장면이 많이 등장하며 실제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현장감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와 사운드트랙의 발견은 에피 역을 맡은 실질적인 주인공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이다. 그녀가 극중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과 ‘One Night Only’를 부르는 장면은 영화 <드림걸스>에서 가장 가슴 벅찬 대목이다. 그러한 ‘영혼의 목소리’와 열연을 인정 받아 제니퍼 허드슨은 2007년 제79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따냈고 흑인 여가수 사상 최초로 <보그> 미국판 3월호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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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티, 윤미래) 3집 - Yoounmirae
티 (T) 노래 / 팬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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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또는 윤미래. 이 땅의 흑인음악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그녀가 비록 영어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통산 세 번째 음반을 내놓았다. R&B 발라드를 주무기로 힙합을 섞어나갔던 기존 음반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또 ‘잊었니’ 같은 노래에서 보듯 같은 R&B 발라드라도 윤미래가 부르면 다르다. 절제했음에도 심연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가창력은 더욱 깊어졌다. 남들처럼 소를 몰거나 내지르지 않아도 진실하게만 느껴진다.


그 가운데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부분은 윤미래가 이 음반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검은 행복’이라는 곡에서 그녀는 혼혈아로 자란 아픔을 노래하지만 음악과 함께 그 모든 고통을 극복했음을 알린다. 열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힙합 그룹 업타운 멤버로 데뷔한 지 딱 10년 만이다.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음악이며 윤미래의 전작들이 사고 싶어지는 그런 멋진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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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ll Love Ennio Morricone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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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이탈리아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에게 바치는 헌정 앨범. 퀸시 존스와 메탈리카, 로저 워터스, 요요 마, 허비 핸콕 등 팝과 재즈, 클래식, 월드뮤직을 아우르는 당대 최고 음악가들이 참가해 이 ‘살아있는 전설’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다. “이 상은 도착이 아닌 출발을 의미한다”라며 모리코네가 제79회 아카데미시상식 공로상을 수상하며 밝힌 소감처럼 클래식으로 영원히 남을 불멸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나오는 ‘데보라의 테마’에 가사를 붙인 셀린 디온의 ‘I Knew I Loved You’, 퀸시 존스와 허비 핸콕이 새로 편곡한 [석양의 무법자] 주제곡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등 뮤지션 각자의 개성에 따라 기존 선율에 노랫말을 입히거나 다시 매만졌지만 결코 원작의 고유함을 훼손하지 않았다. 지난해 엔니오 모리꼬네 서울공연이 취소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정말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음반이다.

덧. 함께 들으면 좋을 음반 - 조지 마틴 헌정 앨범 [In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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