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절 - 신완역, 한국고전명저정선 4
이덕무 지음 / 명문당 / 1987년 12월
평점 :
품절


이덕무가 남긴 청장권전서의 일부로 소개되기도 하는 사소절은, 그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굳이 풀이하자면 선비의 작은 예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안에는 비단 선비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예의범절만이 수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 어린아이가 갖추어야 할 덕성과 자세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설명과 예시가 돋보인다. 상추쌈은, 먹는 모양이 과히 좋지 않으니 먹기를 삼가하라는 표현에서부터, 부인의 투기와 게으름, 어린아이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언이 담겨 있다.

사소절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전의 옷은 넉넉하여 시체를 염할 때 쓸 수 있었으나 요즘(이덕무가 글을 쓰던 그 시점)에는 그렇지 못하니 괴이하다거나, 머리카락을 높이 올려 가체를 드리는 일이 사치와 낭비를 조장하니 경계해야 한다는 당대의 유행에 대한 언급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실학자의 입장에서 본 당대의 비합리적 혹은 지탄받아 마땅한 사안들에 대한 꼼꼼한 시선은 흥미와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한편의 짧은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조선시대의 에티켓 전문서, 어떤가! 그 낯설고도 익숙한 영역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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