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학의 프로메테우스 - 현대 문명을 연 아홉 명의 화학자들
섀런 버트시 맥그레인 지음, 이충호 옮김 / 가람기획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과학과 관련된 책들은-유명한 과학자들의 전기가 아닌 이상- 대개 간결하고 명료하며, 지극히 사실적인 서술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 선입견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반은 수필, 반은 전기같다. 하나의 화학적 발명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화학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시시콜콜한 일들까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합성 염료, 설탕, 합성 비료, 나일론 등 20세기를 편리함으로 안내한 화합물들의 등장 배경과 그것을 만든 이들이 경험한 에피소드들은 이 모든 소산들을 조금 더 인간적으로 느끼도록 도와준다. 선구적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늘 그렇듯, 많은 사람들을 편리함과 안전으로 안내한 이들의 발명품이 그들 자신에게 족쇄가 되기도 했다는 점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 과학을 과학의 영역으로 이해하는 대신, 즐겁고 독특한 작업 혹은 노력과 투자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재미있는 책이었다.
서술하는 방식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으나 '결과'만을 빨리 보고자 하는 조급함을 느긋함으로 바꾼다면, 그들의 여정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의 힘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불'을 선사한 그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