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
미셸 파스투로 지음, 강주헌 옮김 / 이마고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우리나라에 많이 등장하는 역사학 분야의 번역서들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이 미시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줄무늬의 역사를 다른 이 책은 물론 커피와 와인 등의 먹을거리를 다룬 책, 도둑질의 역사를 다룬 근간까지 가히 미시사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서 줄무늬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무늬 자체가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으며 그것이 또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또 하나의 미시사 책이다.

두가지 이상의 색이 반복적으로 구성되었을 때, 그것은 무늬가 없는 것에 비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는 특성을 갖게 된다. 이 단순한 차이로 인해 중세에 줄무늬는 악마를 상징하는 코드로 여겨졌고, 그 이후로는 특정 계급을 나타내거나 가문의 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론 하인이나 죄수 등을 표시하는 부정적인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대적인 배경과 당대의 사회,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달리 사용되고, 해석되는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책에는 줄무늬에 부여된 의미 전환의 배경과 원인을 당대의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에서 찾고 있다. 저자와 함께 그 이유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라. 처음에는 좀 낯설지언정 곧 그 안에 깊이 빠져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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