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대신 ○○

우산 대신 ○○ ㅣ 올리 그림책 17
이지미 지음 / 올리 / 2022년 6월

주황과 파랑이 대비되는 라인 드로잉 일러스트가 멋지다. 멜로디언 평가를 망친 하굣길에 비가 내린다. 나는 이런 날 우울했던 것 같은데 주인공 김우성 어린이는 즐겁게 집에 도착한다. 『우산 대신 ○○』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하루를 유쾌하게 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니 비비안 그린의 말이 떠오른다.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책상 왈츠

책상 왈츠 - 2023 북스타트 선정도서 ㅣ The Collection
박은정 지음 / 보림 / 2022년 6월

클로즈업 된 파란색 클립 한 쌍이 표지의 주인공이고 짧은 선들이 제목 주위를 맴돈다. 큼직한 책을 펼치면 페이지 가득 사물들이 짝지어 왈츠를 춘다. 스템플러는 쿵짝짝 박자를 맞추고 줄자는 우아한 나비가 된다. 책상 위에서 사물들이 하나 둘 셋, 둘 둘 셋 리듬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춘다. 과감한 화면 분할과 선명한 색상으로 실루엣을 나타낸 사물들이 세련된 단순미를 만든다. 마지막 페이지는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춤2> 같다. 왈츠를 들으며 다시 책을 읽어 본다. 하나 둘 셋, 둘 둘 셋. 책상 위 사물을 확대해 리듬감을 준 이 책은 우리에게 일상의 즐거움을 알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큰둥이 작은둥이

세상에 하나뿐인 큰둥이 작은둥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307
앙리 뫼니에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김윤진 옮김 / 비룡소 / 2022년 5월

앙리 뫼니에의 감미로운 시 같은 이야기와 요안나 콘세이요의 세밀하고도 상징적인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의 『잃어버린 영혼』 원화 전시회를 본 적이 있어서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다. 『잃어버린 영혼』은 벼룩시장에서 산 회계장부에 그린 것이라 하는데, 『세상에 하나뿐인 큰둥이 작은둥이』도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바탕에 그린 듯하다. 건식 재료로 오랫동안 그은 작업은 곡선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인물도 배경도 투시도 동글동글하다.
한날한시에 두 아이가 태어난다. 착한 부부 사이에서 작은둥이가, 정원에서 큰둥이가. 큰둥이와 작은둥이는 자기 몫의 우유, 하늘, 사랑을 누린다. 둘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한다. 몸이 어떤 크기든 서로가 마음에 크게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만들라고 제안하고 있다. 각자 보고 느끼는 바에 따라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큰둥이 작은둥이』는 어린 시절을 아름다운 은유로 표현했으며 성장과 연대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여운을 준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특별 주문 케이크

특별 주문 케이크 - 2024 볼로냐 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ㅣ 보림 창작 그림책
박지윤 지음 / 보림 / 2022년 5월

초콜릿 크림을 바른 생일 케이크, 딸기와 토끼풀을 얹은 고백 케이크, 새콤달콤한 열매가 가득한 위로 케이크... 케이크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며 감상하고 싶은 마음과 얼른 페이지를 넘겨 다음 케이크를 보고 싶은 마음이 겹친다.
비둘기 할머니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문에 꼭 맞는 맛있고도 멋진 케이크를 만든다. 받는 이를 향한 주문하는 이의 사랑까지 전달되도록 고심하며 케이크를 굽는다. 비둘기 할머니가 산책을 하고 이야기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는 일요일은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민크색과 살몬색이 조화로운 표지 속에 달콤한 행복을 담고 있는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이 특별 주문 케이크 가게가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14마리의 봄 소풍

14마리의 봄 소풍 ㅣ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5월

등장인물을 소개해 둔 띠지 안쪽, 봄에 피는 식물을 드로잉하고 이름을 표기한 면지에 다정함이 묻어 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10마리 형제 이렇게 14마리 생쥐 가족은 날씨 좋은 날 소풍을 준비해 봄 들판으로 간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봄에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이 등장한다. 오목눈이, 고비, 청개구리, 제비꽃, 황매화, 애기나리, 큰구슬붕이, 나비, 두꺼비, 쇠뜨기, 참개구리, 민들레. 수채화로 그린 듯 맑고 사랑스러운 그림 속에서 14마리 생쥐 가족의 움직임을 차근히 살피면 마음에 즐거움이 담뿍해진다. 계절의 변화를 발견하고 자연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이 책에는 연둣빛 봄이 가득 담겨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