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010년 1월 1주 !

 종로의 낙원상가 꼭대기에 자리를 잡고 있는 허리우드 극장. 

 그곳은 멀티플렉스가 이 땅에 자리잡기 전에 내가 가장 처음으로 

 가본 극장이었다.  

 지금은 극장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쇠락했지만, 

 여전히 인사동을 지날 때면 우리는 그곳에 영화관이 있음을  

 고개를 한번만 돌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북극의 눈물>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번 겨울의 한파와 폭설도 뉴스에 의하면 북극의 빙산들이 녹아서라는 말도 있을 정도니, 이 영화가 결코 북극에 사는 동물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온난화는 북극의 빙산만 녹일 뿐 아니라 북극곰을 쓰레기 통을 뒤지게 하고, 에스키모인이 설 곳을 좁게 만든다. 우리에게 결코 먼 일도, 먼 곳도 아닌 북극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인사동의 시끌벅적함을 즐기며 발걸음을 안국동으로 향해보자. 

 이곳에서 풍문여고 방향으로 길을 걸으면, 머지 않아 삼청동이  

 나온다. 삼청동으로 가는 길목에 씨네코드 선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정독도서관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곳은 미술전시회, 

 작은 영화들을 상영하는 곳으로 삼청동 카페 골목으로 들어가기 

 전에 들려볼 만한 곳이다.  

 

영화 <위대한 침묵>은 알프스의 깊은 계곡에 있다는 수도원의 일상을 담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공간 중의 하나가 수도원일 것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언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그저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마치 스님들의 묵언수행을 연상케 한다.  

일상의 바쁨 속에서 내면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 삶은 위태로울 것이다. 자유경쟁시대라는 미명 하에 쫓기는 삶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발짝 떨어져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삼청동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들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광화문으로 돌려보자. 새로 생긴 광화문 광장과 세종문화회관을 

 뒤로하고 경희궁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그 많던 인파는  

 그나마 조금 줄어든다. 그렇게 발걸음을 조금 더 재촉하다보면, 

 경희궁 앞에 조그마한 영화관이 하나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미로스페이스다. 영화관의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질 만한 곳이다.  

영화 <시간의 춤>은 감독 송일곤씨가 쿠바까지 날아가서 그곳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담아온 것이다. 영화 <부에노비스타 소셜스타>의 배경이자, 체 게바라의 나라에 한인들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건 음악을 맡은 방준석이다. 그룹 유앤미블루의 일원으로 한동안 음악감독으로 살아왔던 그의 음악은 분명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음악감독을 그가 맡았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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