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징표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아든 첫 느낌은 책이 상당히 무겁다는 것이었다. 책의 무게가 무거웠다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왠지 무거워 보였다는 말이다. 600여 쪽 정도 되는 이 책은 책을 읽는 동안 나를 상상과 어지러움 속에 빠져들게 했다.

카인, 책 제목에 나와있는 카인은 누구인가? 카인은 아담과 하와의 큰 아들로 인류 역사상 첫번째 살인을 한 사람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것도 동생인 아벨을 죽인 존속살인을 한 사람이다. 카인이 아벨을 죽인 이유는 하나님이 농부인 자신의 제물보다 목동인 아벨의 제물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를 시기하여 동생 아벨을 몰래 꾀어내어 돌로 쳐서 동생을 죽였다. 이렇게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을 하나님은 용서해주고 대신 벌로 평생 유랑 생활을 하도록 했으며, 이 때 "카인의 징표"를 주었다고 한다. "카인의 징표"는 살인자의 징표가 아니라, 카인을 하나님의 용서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를 해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자의 징표라고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슈퍼맨이다. 슈퍼맨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웅 중 하나이다. 이 영웅 슈퍼맨은 제리 시걸이 창조했고, 제리 시걸의 아버지 미첼 시걸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미첼 시걸의 죽음은 의문투성이고 제리 시걸도 생애 수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제리 시걸의 역활은 이 소설에서 기본이 되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리 시걸의 아버지 미첼 시걸은 러시아 군대에 있을 때 하나의 역사적인 토템를 찾게 되었고, 그것을 제리 시걸에 물려주었다. 그 토템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아담이 작성하고 이를 아벨에게 물려줬지만 카인이 가로챈 "거짓의 서"로 알려져있으며, 그것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리 시걸은 그림으로 남겨놓았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 "카인의 징표"는 시작된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칼 하퍼, 전직 ICE 요원이었으며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ICE에서 쫓겨난 후 노숙자 쉼터에 근무하고 있다. 전직 목사인 선배 루즈벨트와 순찰 도중 우연히 총상을 입은 아버지 리오드 하퍼를 만나게 된 칼은 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죽음의 서"를 쫓게 된다.

아들 칼과 아버지 리오드의 관계는 미묘하다. 칼이 어렸을 때 아버지 리오드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어머니와의 말다툼 중에 어머니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어머니를 죽게 만든다. 이 모든 모습을 본 칼은 아버지를 어머니를 죽인 사람으로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칼은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아버지와 떨어지게 되고, 한 공원에서 총상을 입은 채 쓰러져있는 아버지를 19년 만에 만나게 된다. 소설 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아들과 아버지의 미묘한 관계, 서로를 마음 깊이 믿지 못하지만 서로 부자 간의 애틋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은 소설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

소설 속에서 "죽음의 서"를 쫓는 것은 칼과 리오드만이 아니다. 리오드의 심리치료사로 "죽음의 서"를 찾는 여정에 함께 참여한 세레나가 있고, 동료를 죽인 혐의로 칼과 리오드를 추격하는 연방요원 나오미가 있다. 그리고, 전직 경찰인 엘리스는 "죽음의 서"를 찾는 일이 자기 가문의 숙명이라는 것을 알고 칼과 경쟁하며 "죽음의 서"를 쫓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고 다른 이들의 뒤에서 이들을 조정하는 "예언자"가 있다. 왜 이들은 "죽음의 서"를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칼은 무사히 "죽음의 서"를 찾을 수 있을까? 도대체 "거짓의 서"란 무엇일까?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미스터리 소설들은 많이 있다. 이런 소설들의 특징은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책의 바탕이 되는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의 진행이 대부분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읽으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러한 소설들을 좋아하지 않나 싶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두 분야, 역사와 추리라는 두 분야를 적절히 버무린 소설들을 좋아한다. "카인의 징표" 또한 지금까지 읽어던 어떤 미스터리 소설 못지 않게 재미있었으며 흥미로웠다.

이 소설의 큰 틀은 인간의 욕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모든 사건은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일어나며, 인간의 욕망으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게 만들며 사실을 왜곡시킨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끈끈한 가족의 사랑은 결국 어려움을 헤쳐나가게 만들며 어려움을 지나 서로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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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인의 징표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0 
    책을 받아든 첫 느낌은 책이 상당히 무겁다는 것이었다. 책의 무게가 무거웠다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왠지 무거워 보였다는 말이다. 600여 쪽 정도 되는 이 책은 책을 읽는 동안 나를 상상과 어지러움 속에 빠져들게 했다. 카인, 책 제목에 나와있는 카인은 누구인가? 카인은 아담과 하와의 큰 아들로 인류 역사상 첫번째 살인을 한 사람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것도 동생인 아벨을 죽인 존속살인을 한 사람이다. 카인이 아벨을 죽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