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학 책들을 몇 권 읽고 있다. 평생 공학에 빠져서 전공 혹은 IT 관련 책 이외에는 그다지 많이 읽지 못했던 내가 경제학 원론이나 마케팅 이론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이라면 경제학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오래 전에 나온 책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쓰여진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님이 쓴 경제학에 대한 책이다. " 경제학 카페"에서 유시민님은 다른 경제학 입문서에서 이야기하는 경제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만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경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많은 경제 현상들을 단순히 경제학의 관점이 아닌 사회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같은 경제학 문외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비교적 쉬운 이야기로 실제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어, 책에 푹 빠져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 속에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여러 경제에 대한 상식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언론 매체나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들이 잘못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다. 물 론 유시민님이 흔히 말하는 좌파 성향을 띈 사람이기에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 쪽으로 흘러가기는 하지만, 그의 책을 읽고 이에 대한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내 성향도 어느 정도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의 앞 뒤를 읽어 내려가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선택의 학문인 경제학, 과학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경제학, 경제학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저축이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미덕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심각한 악덕이 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여러 가지가 보인다. 예컨대 1998년 봄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는 상암동 월드컵 축구전용구장 건설을 반대하면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판국에 정부가 흥청망청 돈을 써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이건 현명한 개인들이 저지르는 저축이라는 '사회적 악덕'을 상쇄하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지출을 늘려야 할 국가더러, 민간가계와 똑같이 행동함으로써 그 악덕을 부채질하라고 주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때로는 이처럼 선의(善意)로 포장되어 있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유시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