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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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읽는 사람에 따라 참 다르게 읽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단 이혼가정이냐 아니냐에서 한번 줄기가 갈라지고 자식인가, 부모인가에서 또 한번 물길은 갈라진다. 십대에게는 성장소설로도, 미혼여성에게는 가볍게 읽는 스낵소설처럼 읽힐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읽을 수 있는 독자는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렇게 읽혔으면 좋으련만. 그러질 못했다.

한번 이혼하고 아이가 있는 남자와 새롭게 재혼을 생각하고 새가정을 꾸리려는 시점에서 나는 위녕의 엄마보다 위녕의 새엄마에 더 공감하고 있었다. 재혼가정의 실패률이 초혼보다 2배나 높은 것. 왜 그런지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지나치게 자신을 합리화시키거나 센티멘탈하게 몰아가는 부분도 엿보여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이미 보편적 가족해체가  현재 우리 사회의 기정사실이라면 새로운 개념의 가정 만들기 또한 우리들이 하루빨리 풀어야할 숙제다. 

이혼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모든 가정을 동일한 카테고리 안에 짜맞출수 없듯, 편모, 편부, 이복형제, 계모, 계부..또한 하나의 집합으로 보는 일은 잔인한 짓이다.

이 개별자들이 어떻게 교집합을 이루고 따로 또 같이 행복을 이뤄낼지는 아무도 해답을 내릴수는 없을 듯 싶다. 그러니 어쩌랴.

답이 나올 때까지 물음은 계속되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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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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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내가 산 책과 달리 이번 책은 표지와 종이가 달라졌다.

나는 나쁜 종이가 두껍지만 가벼워서 좋은데...

작년 인천공항에서 사서 괜히 비행기 안에서 읽기 시작하는 바람에

여행 내내 마음이 심난하게 만들었던

<연을 쫓는 아이>. 올해 내내 경제를 외치는 사람들 속에서 지칠 무렵 다시 꺼내든

연을 쫓는 아이는 내게 겸허함을 돌려주었다.

얼마나 더 잘 살아야 우리는 만족할 수 있는 걸까.

비단 소설속의 아프가니스탄뿐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민주화 항쟁, 혹은 테러로 꺼져가는

생명들의 소식이 번번이 들려온다.

그건 멀리 갈것도 없이 바로 우리나라의 과거사진이다. 그러나 우리는 굶주리지 않고

억압받지 않고, 말할 자유를 우리 손으로 놀랄정도의 최소한의 희생으로 쟁취했다.

그리고 국민소득 1만불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가.

남들이 나보다 잘 사는 것이 분한가.

남의 자식이 내 자식보다 출세하는 것이 억울한가.

인종청소, 독재정권, 근본주의.

내가 가장 무서운 것은 그런 것들이다. 

하산 아미르들이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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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앤 스파이스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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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 육체가 끼어들면 사랑이 된다"-저녁식사중에서

그순간 무릎을 쳤다. 역시 야마다 에이미!

집요할 정도로 관계의 매개로서의 육체에 대해 집착했던 그녀의 신작을 술렁술렁 읽으며 이제 그녀도 나이가 들었나 싶었던 시점이었다. 여타 일본소설과는 다르게 고상함으로 포장하지 않은 원시적이고 인간적인 감각을 표현하던 그녀의 소설을 애독하던 나로선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익을만큼 익어 노련해진 모양이다. 

나이 불혹에 가까워서야 연민과 사랑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착각이 바로 연민이 사랑이라고 혼동하는 것이다. 거기에 육체가 끼어들면 사랑이라는 이름의 착색음료가 되어버린다. 한없이 슬픈 사랑의 시작이다.

전권에 걸친 단편들은 솔직히 야마다 에이미 답지 않았다. 이미 국민학교 5학년생의 폭력적인 배척심리를 그린 <풍장의 교실>를 읽어버린 독자로선 요즘의 야마다 에이미가 성에 차질 않는 것이다. 단편집이라면 <120%쿨>이 더 나았다. 사랑얘기라면 <AtoZ>가, 육체와 사랑에 대한 직설적 화법이 필요하다면 <열대의자-최근 인어스프로 개정되어 나왔다>를 권하고 싶다.

<슈거 앤 스파이스>가 좋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예전 작품들이 너무 괜찮은 탓이다.

그러니까 나는 고상한 야마다 에이미는 읽고 싶지 않은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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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밤의 꿈 - 레종북스 세계명작시리즈 1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이병하 옮김 / 여성신문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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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웅진에서 일본문학시리즈를 모두 절판시킨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꿈 열흘밤 마음>으로 웅진일본문학시리즈지만,

새로나온 것은, 참 맘에 안드는 표지다, 개인적으로.

 

............이런 꿈을 꾸었다

 

첫째날-사랑하는 여자가 죽은 뒤 100년동안 무덤가에 앉아 여자가 다시 만나러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둘째날-해탈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빠져나갈 출구를 찾지 못해 칼을 들었다.
셋째날-비 오는 밤. 숲길. 잊고 싶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되살아나기 전에 또 한 번 '버려"야 한다. 순간 등 뒤의 아이가 무거워진다.
네째날-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한 노인과 만났다.
다섯째날- 죽음을 앞둔 사랑하는 사람을 잠깐이라도 보기위해 머리를 흩날리며 맨발로 안타까이 말을 달렸다.
여섯째날-구경꾼에 상관않고 예술세계에만 몰입해 있는 운케이가 되었다.
일곱째날-고독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려 했지만, 정작 죽음은, 발을 아무리 오므려도 다가온다.
여덟쨰날-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거울일까.
아홉번째 날- 어머니는 전쟁에 나간 아버지의 무사함을 간절히 빌었다.
열흘 째-의미도 모른 채 지쳐 쓰러질 때까지 왜, 그일을 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아직 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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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비라면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품절


"도망칠수도 있었을텐데....."

"도망?"

"그래요.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처마 밑으로 도망쳐요. 그런 식으로 할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라고 나는 말했다.

"온 세상이 비라면?"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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