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 문학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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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손톱, 미루의 초상화, 자살경제학이 기억에 남는다.

 

윤고은의 요리사의 손톱은 궤도에 오르기 위해 애쓰는 현대인 정이 우연한 실수로 실직한 뒤 책광고하는 회사 책벌레에 취직하여, 2호선을 순환하며 궤도에 오르기 위해 애쓰지만 역시 우연한 실수의 연장으로 일탈, 이탈을 하기에 이른다. 세상에 하나뿐이라던 책 요리사의 손톱 속으로 들어가길 희망하나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게 민달팽이의 집으로 불시착하고 만다.

 

최제훈의 미루의 초상화에서 노인은 자신이 그리는 그림마다 미루가 들어있다는 것을 숙명처런 안고 산다. 미루의 광기가 노인의 미적 감각을 흔들어 놓은 것일까. 미루와 바오밥나무를 보았던 그때, 노인은 그곳에 미루를 남겨두고 홀로 귀국한다. 어쩌면 이후에 등장하는 미루는 노인의 기억 속에나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가 아닐는지... 그리는 초상화마다 미루가 존재하는 아이러니.

예술지상주의의 계보를 잇는 이 작품의 모티브를 평론가는 예리하게 밝혀놓고 있다.

 

홍형진의 자살경제학의 배경은 미래 사회. 인구포화상태로 자살을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상부구조 각하의 지시는 대통령을 압박해 최고배우 손은규를 자살로 위장하여 더 많은 자살유도를 꾀하지만 뜻밖에도 손은규의 솔직한 수상 소감으로 불발되고 오히려 대통령 자신에게 죽음의 화살이 돌아오게 된다. 반전 속에 누구나 주체이며 타자임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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