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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빅 피쉬
팀 버튼 감독, 이완 맥그리거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아버지는 크고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있었다.
평생을 뜬구름처럼 허풍 같은 이야기만 들려주는 아버지에게서
진실을 듣고자 아버지의 판타지를 외면했던 아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아들은 더이상 아버지의 이야기들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러한 과정을 받아들인다.
때로 진실은 현실보다 더 냉혹한 법이다.
특별한 사랑고백을 꿈꾸지만, 특별한 출생을 꿈꾸지만,
무미건조한 날이 되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지 모른다.
거기에 커다란 물고기에게서 얻은 반지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팀 버튼은 진실을 바라보는 방법으로 판타지를 선택한다.
그의 시선은 따뜻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장면들을 연출한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면서 시작되는 아들의 판타지는 그 자체로 최고다.
아버지가 아들이 만들어낸 커다란 물고기가 되어
강을 유유히 헤엄쳐 나아가는 모습은 압권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진실된 모습을 보는 것도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아버지의 입을 통해 형상화되었던 사람들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에 담긴 진실의 힘을 깨닫게 된다.
팀 버튼의 '가위손', '유령 수업'을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 작품 또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