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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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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박민규의 신작을 목빠지게 기다렸다. 역시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놓았다. 흐흐 웃다가 크크 웃었다. 절대 하하 또는 호호 웃게 되지 않는다. 흐흐

가끔씩 특이한 사고나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를 보면 뇌 속을 해부하고 싶어진다. '도대체 저 뇌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해부학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내가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박민규는 독.특.하다.

소재와 줄거리의 독특함에도 불구, 박민규의 작품은 귀에 쏙쏙 박힌다. 술술 잘 익힌다. 바로 이것이 '박민규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선 '갑을고시원 체류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당장 영화화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잘 짜여진 플롯과 괴괴하고 음습한 분위기가 단연 압권이었다. 고시원이라는 곳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그래도 역시 박민규 하면 '삼슈팬'같은 장편이다. 다음엔 장편으로 하나 쭉쭉 뽑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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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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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봐야 지구 안이죠" 지난 겨울 한비야씨 강연회에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한비야씨가 했던 말 중가장 인상깊었던 말.  세상에! 바다 밖으로 나가본 적 한 번 없는 내겐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세계 곳곳을 누벼본 사람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그 강연회에서 한비야씨로부터 '몇 개월 후 책을 낼 거'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긴급구호 세계에서 겪은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놓겠다'면서 그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비야는 그때의 약속을 지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제목도 근사한 책을 들고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 체력 등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가겠다는 한비야. 그는 역시 언행일치 활동가였다. 당장에라도 폭탄이 떨어질 것 같은 위험한 분쟁지역. 하지만 한비야에게 '위험'이라는 단어는 '도움'이라는 단어의 동의어일 뿐이다. 어디든 지 달려간다.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아군, 적군도 없다. 편 갈라 피터지게 싸우는 우리지만 어차피 다 똑같은 인간일 뿐이니까.

'말아톤'의 조승우가 '백만불짜리 다리'를 가졌다구? 그렇다면 한비야는 '백만불짜리 미소'를 가진 셈이다. 본인의 말처럼 40도를 넘는 폭염과 답답한 방탄조끼를 입고서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도 그 미소만은 변함없다. 왜?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왜 이리 눈물이 나오던 지. '나는 진정 내가 하고싶은 일을 있는가' 갑자기 가슴이 얼얼해지면서 감정이 복받쳤다. '길어봤자 100년도 안 되는 한평생을 헛되이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정말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 것인가'. 혼자 고민도 하고, 반성도 했다.

그렇다고 모두 한비야씨처럼 긴급구호의 세계로 뛰어들 필요는 없겠지. 다만 한비야씨처럼 활기차게, 즐겁게 생을 가꿔나가고 싶다.

 오늘은 꼭 세계지도를 사야겠다. 책상 위에 반듯하게 부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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