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의 일기장
전아리 지음 / 현문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날라리 여고생 직녀

 직녀라는 아이.

가정환경도 딱, 평범한 아이(뭔가 특별함 없이 알콩달콩한 집안이 아닌 어디에나 잘 있는 아들 딸 차별 가정에, 부모의 사이도 썩 좋지 못한).

사고방식도 행동도 말투도 딱 그 십대의 전형적인 사고를 지닌 그런 아이였다. 하지만 글 속에선 자꾸 날라리처럼, 혹은 너무나도 튀는 아이처럼 묘사한 부분이 오히려 내 눈엔 도드라져 보였다. 과연 그런가? 싶은, 저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응당, 누구나 좀 있던 그런 아이인데 말이다. 개구진 모습이 좀 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부탁에 딱 잘라 거절하지 못하는 그런 전형적인 악마랄까? 순진함을 지닌 날라리의 전형적인 모습? , 그런 캐릭터로 다가왔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글 속에 직녀라는 아이의 자기정체성을 찾음에 너무 특별했던 그 무언가의 매력점이 없었다는 점이다. 아니면 천재작가라 불리는 작가는 그 점을 노렸는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밍숭맹숭 하달까?

 

차라리, 내가 나의 스물 일곱이 아닌, 열 여덟, 아홉을 사는 딱 그 나이 때의 고딩이었다면 책 내용의 공감이 조금 증폭될까 싶은 상상도 해 보았다. 따지고 보면 나도 직녀처럼 속으로는 딴에는 엄청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혹은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지만 다른 누군가가 보기엔 정말 엉뚱하고 설익은 판단력의 결과인 나날들 뿐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내가 너무 천재작가란 타이틀과 어린 나이의 작가란 점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읽어서일까? 크게 충격을 준, 혹은 달콤해서(말이 다분히 달콤한 것은 아닌) 좋았던 부분들이 없었기에 기대가 큰만큼 살짝 실망도 있었던 작품이었다.

 

아니면 정말 세상은 직녀라는 아이처럼, 무언가 자신만의 특별한(이름에서만큼이나 느껴지는 그런..^^;;) 일들과 환경이 주어지길 바라지만 실은 어렵게 어렵게 오작교가 이루어져야만 견우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특별해 보이지만 그 속엔 평범함이 깃들어 있어야 가능한 그런게 아닐까? 자신이 살아갈 앞으로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도 평범하게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환상과도 같은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정말 뜻밖의 아주 사소하고도 평범한 일의 계기로 자신의 길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직녀의 이름만큼이나 특별한듯하면서도 오히려 실은 그 속에 가득한 인물의 평범한 삶의 길이 바로 진득한 성장의 길이며 행복인 것처럼.

 

직녀가 바라보던 시선들이 귀엽고 이쁘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가정에 던지는 시선들이나. 딱 평범했던 날라리 여고생으로. 하지만, 귀여웠던 시선과 말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