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 마더 테레사 생활명상집
마더 데레사 지음, 김순현 옮김 / 오늘의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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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장본인

 

고등학교 다닐 때 한 수련원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은 적이 있는데 정말 못해드리고 잘못한 일이 많아 반성의 시간을 갖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그런데 많이 우는 저같은 자도 있지만 반대로 무덤덤히 있는 친구의 모습도 특별하게 눈에 들어와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질문 자체가 ‘눈물이 나면 왜 나는지, 나지 않는다면 왜 나지 않는지’를 물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학생의 대답은 의외로 부러웠습니다. 그 학생은 “부모님께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비록 어릴 때지만 스스로 판단키에 효를 행하고 있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는 아이. 순간 그렇게 대단해 보이는 친구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가난]의 책 속에서 마더 테레사는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어려운 질문도 아닙니다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아십니까?>라는 목차의 글에서 테레사 수녀는 묻습니다.

나는 그 여인이 또 다른 가난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까? 25쪽

그들은 빵 한 덩이를 간절히 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자녀나 남편이나 아내는 굶주리지 않고, 헐벗지 않고, 쫓겨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이 만나기를 꺼려하고, 남에게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26쪽

질문이 어떤가요? 쉽나요? 어렵나요? 이런 질문 자체가 우습기도 합니다. 저는 장담컨대 확신할 순 없습니다. 물질적인 의미든, 정신적인 의미든 많은 가난을 알게 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구상에 살면서 자기 테두리 안의 영역에서 최대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돌본다면 진정한 가난은 세상에 발을 놓을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 말이죠. 멀리 갈 것 없이 각자 돌볼 수 있는 영역까지 심지어 자신의 한 지붕아래에서의 가난조차 자신이 해결하지 않는다면 저 지구끝 멀리에서 힘들게 돌보러 와야 하니까요. 자신이 돌볼 수 있는 영역을 자신에게 최대한 가까운 공간부터 넓혀나간다면 다들 맞닿아 있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소년의 어머니는 인도, 아프리카,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는 자기 아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과 굶주림이 자기 집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모르고 있구나. 그녀야말로 그러한 가난을 야기하는 장본인인 것을.’

<가난의 장본인>이라는 글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정말 이러한 실천이 어려운 때일까요? 우주인이 탄생되고 우주속에서 현재 지구에 남아 있는 사람과 생중계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종이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란 책에서 읽은 구절을 전 저를 반성하는 때에 많이 읽어보곤 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달에 보낼 수 있다면 결국 세계의 기아도 없앨 수 있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말입니다. 비록 다른 의미에서의 나온 문장이었지만 아주 폭넓게 저에게 큰 의미를 주는 문장입니다.

사랑이 참된 것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일이 말하게 하라고 합니다. 조금씩의 전환이 가까운 곳에서의 돌봄이 가장 큰 일이고 실천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오늘의책 출판사의 작은책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선물하기도 좋아합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작은책에 담아 놓은 것은 언제든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좋죠. 잊었던 생각을 되짚어 주는데 아주 좋습니다. 마더 테레사의 명상집 [가난]의 양장본은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낭비되는 흰 여백의 종이를 줄이고 겉장이 두껍지 않고 부드러운 작은책 시리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좀더 작아져서 많은 이들의 주머니에 늘 가지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책으로, 늘 나눔을 번지게 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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