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외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은 한, 불발은 없는 법이다

 

[스카페이스] 이건 두 권의 책을 한 권에 묶은 것이다.

갱스터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진 않는다. 때문에 처음의 낯섦은 조금 오래갔다.

[스카페이스] 단권안에 들어있는 <그들은 말을 쏘았다>를 표지에 따로 내건 이유를 한 편을 다 읽고나서야 간파하는 이 둔감! ‘댄스마라톤’이라는 길고 멋진 하지만 그 속에 내포된 지루하고 회의적인 모순과 모습들의 내용인 <그들은 말을 쏘았다>가 한편, 그리고 책 제목의 <스카페이스> 이렇게 두편이 엮인 책인 것이다. 단순하게 열정적인 춤으로 긴 마라톤의 여정을 보내는 것이 아닌 참으로 인간적인 속내와 회의가 그려지는 소설이었다.

 

단락마다 그들이 춤을 춘 시간은 한달여로 넘어가고 생존 커플 수는 줄어만 갈 때 나는 어느새 여자 주인공이 느끼는 육체적 한계와 회의감이나 그녀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과 마음도 공감으로 읽고 있었다. 묘한 캐릭터들의 성격을 이제야 차츰 차츰 인정하기 시작하고 그들처럼 생각하고 움직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자주인공의 어릴 적 기억을 같이 더듬어서 여주인공의 자살을 도운 동기를 끝에 설명처럼 달은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묘하게 울림을 주기는 하지만, 이 댄스마라톤을 겪고 나면 혹은 여주인공의 삶을 같이 걸어봤던 사람이라면 왠지 어릴적 기억이 그와 같지 않아도 그렇게 쏘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암튼 이런 감정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성될 것이다. 묘한 캐릭터.

 

그리고 <스카페이스>.

앞서 너무 조용히 길게 지루하게 읽어서 일까? 각 인물들의 캐릭터는 확연한데 변화됨은 별로 보이지 않던 반면, <스카페이스>의 주인공들은 너나없이 갱스터 영화에서 볼법한 인물들로 가득차 있었다. 물론 읽는 속도도 박진감이 넘치는 건 당연하고.

주인공인 토니 카몬테, 아니 정작 삶의 마감은 토니 구아리노이기에 거기에서 깔끔하게 마감한다. 읽는내내 예전에 읽은 <완벽한 유혹자>를 생각나게 했다. 토니 카몬테의 배짱과 그의 철학은 완벽하게 내게 유혹적이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갱이라고 할까?

이건 줄거리를 설명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서평에 줄거리는 쓰지 않겠다. 읽어봐야 재미있을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상한 머리와 배짱으로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토니 카몬테의 활약을 한 장 한 장 속력을 높여가며 읽어 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마지막의 이 한구절이 가장 가슴에 꽂힐 것이다.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는 한, 권총은 불발되지 않는 법이다.’

 

앞 소설에선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어 공허함과 동시에 그 거리감이 아련히 남았다. 반면 뒷 소설에서 매듭지은 이 말은 물론 똑같이 캐릭터의 삶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말이지만 그 깔끔함과 함축된 무게감은 달랐다. 이 문장자체가 토니 카몬테의 삶이었자, 철학이었던.^^

 

다이나믹했던 삶을 살았던 토니 카몬테.... 토니 구아리노...

난 이제야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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