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고 싶어하는 여자처럼, 무조건 영화란 걸 만들어보고 싶었을 뿐이다.-39쪽
불행이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모르는 곳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다는 중요한 사실 말이다. 행복은 그 반대다. 행복은 베란다에 있는 작고 예쁜 꽃이다. 또는 한 쌍의 카나리아다. 눈앞에서 조금씩 성장해간다.-123쪽
그 말을 듣는 순간, 만일 내가 개였다면 떨어져라 꼬리를 흔들어대다가, 오줌을 싸고, 입에는 거품을 물고, 땅에 드러누워 마구 뒹굴었을 것이다.-137쪽
밝게 빛나지 않는 것은 닭이건, 돼지건, 개건, 함께 있는 존재를 의기소침하게 만든다.-240쪽
크리스마스 이브와 VAN 스웨터와 맥그리거 코트 그리고 아기사슴 같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친구와의 작은 여행. 모든 사람들이 이때의 내 기분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모순이라는 모순은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전쟁조차 사라질 것이다. 부드러운 미소만이 유일한 질서가 될 것이다.-255쪽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269쪽
그는 삶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황혼의 순간 문득 다가와 모든 것을 환하게 밝혀줄 그런 행복의 가능성을 은근히 믿고 있었다. 대책 없는 어리석음 같은 것이 그의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20쪽
"이 새들이 모두 이렇게 죽어 있는 데에는"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이유가 있을 거요."-36쪽
빛은 창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와, 벽을 따라 흘러내려서는, 구석에 이른다. 빛은 거기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라본다. 즈보나르가 웃어 보이자, 빛이 그에게 화답한다. 겨우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수줍은 분홍빛 미광 같은 것으로.-189쪽
사랑을 많이 한 쪽이 나중에 성장도 하고, 잊는 것도 잘 잊는 것 같아요. 우리 딸한테도 그렇고, 나도 앞으로 그럴 건데, 만약 사랑을 한다면 밀고 당기고, 그런건 할 필요 없는 것 같아요.-57쪽
우리 집 고양이들도 누가 자기를 제일 사랑하는지 알아요.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사랑인지 아닌지 본능적으로 감지해요.-65쪽
지지와 격려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상처받은 인간이 꼬였을 때는 지지와 격려 외에는 그것을 펴줄 수 있는 게 없어요.-74쪽
인간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고, 더군다나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분명한 개념이 저한테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161쪽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삶을 굉장히 크게 바꿔놓더라고요.-313쪽
우리가 사랑에 대해 생각을 덜 할 때에는 그것이 확실해 보이는 반면, 막상 사랑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우리는 점점 더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11쪽
사랑에 빠진 한 쌍의 연인은 자주 사회적으로는 이방인이 되는 경향이 있다.-39쪽
아마도 처음 읽은 시나리오. 책 뒷부분의 실제영화속 장면들. 저승의 모습들. 조금 황당하고 과장된, 어쩌면 늘 보아오던 전형적인 사랑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