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먹어버렸습니다 - 참다 참다 폭식하는 그 마음 edit(에디트)
김윤아 지음 / 다른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또,먹어버렸습니다

김윤아 글 | 에디트


<또, 먹어버렸습니다> 책의 제목이 참 매력적이다. 누구나 늘 생각 하는 말이 아닐까? 책의 중간에는 작게 "참다 참다 폭식하는 그 마음"이라고 적혀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한 여인이 불룩 튀어나온 배에 손을 올리고 허무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누워있다. 방바닥에는 피자와 동그란 과자와 음료 캔들이 어지러이 놓여있다. 모든 것을 다 먹고야 말았나보다.

주위에는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들이 많이있다. 나는 "넌 평생 다이어트 한번도해 본적이 없지? 살쪄 본적이 없는 축복받은 몸!" 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신경써서해 본 적은 없다. 살이 많이 찐 적도 없다. 하지만 그게 모든 건강의 주요한 요소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건강한 것도 아니다. 나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이어트에 힘들어하고 살이 쪘다며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차마 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를 자꾸 먹게 만드는 것들]

- 스트레스

- 마음의 허기

- 다이어트

"흔히 '현실 도피'라고 하는 심리적 철수 withdrawal는 프로이트로부터 시작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방어기제의 일종입니다. 방어기제란 우리에게 주어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여러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행동입니다. 그중 철수 및 도피는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해결하기 보다는 상황을 회피해버리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죠." _p.59_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음식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자주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사를 해야하면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체하거나 구토를 한다. 몸에서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어떨 때에는 과자나 단 음식을 굉장히 많이 먹는다. 평소에도 많이 먹기는 하지만 도가 지나쳐서 토하기 일보직전까지 먹는다. 그나마 나는 먹는 속도가 느려서 반응이 덜 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당히 이상 식사 disordered eting의 경향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로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마음의 허기로 인해서 음식으로 그 허기를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현대에는 더욱 많이 존재하리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지금 이 코로나시대에는 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외로움을 느끼고 힘든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들의 마음의 외로움이 겉으로 표출이되어 타인과 나눔으로써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를 자꾸 못 먹게 만드는 것들]

- 마른 몸 강박

- 인정욕구

- 불안

"저 역시 예뻐지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제 상담실에는 체중 1,2kg에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단언컨대 사회가 잘못한 일입니다. 멀쩡한 사람들에게 말도 안 되는 잣대를 들이밀며 스스로를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했으니까요. 저는 이런 사회에서도 여성들이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행복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추구할지 알아야 합니다." _p.174_

"거식증을 이해하려면 이처럼 이면의 상처받은 마음을 꼭 봐주어야 합니다. 다만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도로 그들이 자신을 파괴하고 망가트리는 행동은 지지할 수 없습니다. ... 두려움을 극복하고 먹기로 선택한다면, 그때는 인간관계에서 더 나은 선택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 부디 누군가 손을 내밀었을 때 뿌리치지 말고 잡아주세요." _p.228-229_

이 책의 맨 뒤에는 "식이장애 대처 가이드"가 나와 있어서 굉장히 유용하다. '친구, 가족, 연인이 식이장애를 겪고 있다면',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면', '약과 부작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준다.

우리는 그저 스트레스성 폭식, 혹은 거식만을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하는 일과중에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이 "식사"이다. 마음으로 억눌러서 폭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싶은 것도 먹고 주위 사람들과도 마음의 아픔과 허기를 나누면서 건강하게 식사를 하고 식습관을 유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 지원해 주신 학마을 도서관, 에디트 감사합니다^^

#또먹어버렸습니다 #김윤아 #에디트 #학마을도서관 #에디트신간 #도서출판다름 #도서지원 #서평단 #책추천 #신간추천 #다이어트 #폭식 #거식 #식이장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그래픽 컬렉션
라이언 앤드루스 지음, 조고은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라이언 앤드루스

조고은 옮김

에프


마을의 추분 축제에는 종이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큰 행사가 있다. 매 년 아이들은 다 같이 자전거를 타고 강을 떠내려가는 등불을 따라가며 그 등불을 지켜본다.

옛날 노래의 가사는 그 등불들이 마을의 강을 떠내려가다가 하늘에서 흐르는 강과 만나 별이 된다고한다.

매 년 중간에 돌아오던 아이들은 그 등불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올해에는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기로 한다.

규칙 1 :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말 것

규칙 2 : 아무도 뒤돌아보지 말 것

친한 친구들 다섯 명이 출발을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은 너새니얼이 뒤를 쫓아오고 있다. 아빠끼리 친한 사이인 벤은 놀림을 당하는 것이 무서워 너새니얼과 친구로 지낼 용기를 내지 못하고있었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은 하나 둘 씩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결국 벤과 너새니얼 둘 만 남았다. 둘은 이 여행을 계속 하기로 한다. 그리고 강 끝까지 헤엄을 쳐서 결국에는 별이되는 물고기를 잡으러 나온 곰을 만나서 함께 길을 떠난다.

만화책은 어려서부터 많이 읽었고, 좋아했지만 그다지 깊게 생각을 하면서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만화책을 읽으면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꿈과 재미만의 요소를 벗어난 만화책을 읽었다. 바로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이 책이다. 이 그래픽 노블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밤.자.여의 매력]

1.

벤과 너새니얼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고 가까이 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고 이어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얼마나 우리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지도 깨닫게 된다. 사실 너세니얼은 마음이 많이 열려있고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한다. 그래도 상처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 많이 속상하기도 했다.

너새니얼 : 이봐! 우리 이제 그만 화해하자. 나는 아까 네가 한 말 안 들은 셈 칠 테니까, 너도 우리가 갇힌 게 나 때문은 아닌 셈 쳐줘.

벤 : 나한테 화나지 않았어?

너새니얼 : 화났었지. 잠깐동안. 하지만 이제 괜찮아. ... 하지만 지금은 너랑 나 둘이잖아. ... 그리고 결국 우리 등불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면, 글쎄, 그럼 나는 집에 가야겠지. 그때부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2.

물고기를 잡으러 나온 말을 하는 곰이 굉장히 재미있다.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물고기 사냥을 하러 나온 곰이다. 선으로만 그어져있는 집안의 가보인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는다. 벤과 너새니얼의 여행길에 동반하며 이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이끌어주기도 한다.

"벤, 굳이 강요를 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물에 들어오지 않으면 앞으로 오늘을 떠올릴 때마다 "그때 나도 물에 들어가 볼걸"하며 후회할거야. 내 말을 믿어. 난 나이도 많다고. 인생을 좀 알지." _p.233_

3.

굉장히 현실적인 위대한 마법사, 지도를 그리는 까마귀, 그리고 엄청나게 큰 개 세버스천도 이 여행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자, 그럼. 너희처럼 어린 애들이 일을 하면 적절한 시급은... 음, 1시간에 은화 3냥으로 하지. 두 명이니까, 지도 값을 다 갚으려면 몇 시간 일해야하나...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30.666667시간이지. 당연히 정확하지만. 깎으려 들지 마라." _p.158_

4.

밤이기에 전체적으로 약간은 어두운 푸른색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밤 속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 밤을 비춰주는 등불도 하늘의 별도 물고기의 빛도 모두가 아름답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많이 웃었다. 소리내어 웃기도 했고, 미소도 활짝 많이지었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입이 벌어져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앞으로 마음이 조금 더 말랑말랑 해 지고 싶을 때, 웃고 싶을 때,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들 것 같다.

#밤으로의자전거여행 #라이언앤드루스 #에프 #에프지원도서 #그래픽노블 #그래픽노블신간 #에프신간 #푸른책들 #제18기푸른책들신간평가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성, 정치를 하다 -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해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성 위주의 정치 권력을 여성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것이 현실에서는 정말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몫을 찾는 것은 우리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일테니까요!!!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공한 사람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공한 사람


김종광 소설
교유서가


요즘 몸이 좀 안 좋아서 계속 약을 먹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편안하게해 주는 책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은 시골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이라고 했다. 표지도 연두색으로 예뻤고, '시골이야기'와 '성공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관계도 궁금해서 단번에 읽고 싶어졌다.

읽으면서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끊임없이 큭큭 소리내며 웃기까지 했다. 우리 아버지의 옹골찬 고집센 모습이 역경리 할아버지에게서 느껴져서 정감이 갔고, 아버지들은 왜 그렇게 다 똑같은걸까 정말로 궁금하기까지 했다. 

<성공한 사람>에서는 안녕시 육경면 역경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편이라고는 하지만 모두가 이어져 있고, 하나의 단편, 단편이 역경리 마을 주민 모두의 에피소드라고 얘기하고 싶다.

역경중에 다니는 3학년 성빈이는 책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훌륭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싶어진다. 그 프로젝트의 과정이 나와있는 <성공한 사람, 훌륭한 사람>은 우리 어른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성공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 깊게 생각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성빈이와 팔방미는 동네 친구인데, 이 책의 여러 에피소드에도 짬짬히 등장을 한다.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잘 버텨낸 정도. 참 이상한 일이구나. 성공했냐고 물으니까 자꾸 실패한 일만 떠오르네." _p.91_

서울에서 임신을 하고 도망치듯 고향으로 내려온 차돌과 철없는 아내 학생댁이 역경리에서 정착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이들의 성장해 가는 모습이 보여서 가슴 따뜻했다. <학생댁 유씨씨>

"학생댁이 만인에게 공개한 유씨씨는 <농촌사 박물관>뿐이었다. 나머지 세 편은 유튜브 같은 데에 올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 "꼭 누구한테 보여줘야 하나요? 그냥 일기 같은 유씨씨도 있을 수 있잖아요? 내가 만들고 나만 보는. 나중에 내 딸한테나 보여주죠.""  _p.202_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민은 역경리 노인 회장 김사또와 그의 아내 오지랖이다. 한 겨울 한파가 찾아왔을 때 하필이면 큰 맘 먹고 비싼 돈 주고 새로 구입한 보일러가 고장이 난 이야기 <보일러>, 이웃집이 은행나무의 은행을 처리하지 않아서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먼저 나서서 도와 주다가 좋은 소리 못 들은 이야기 <당산뜸 이웃 사촌>, 노인 회장 연임하면서 또 마을 회관 청소를 맡게 되면서 여러가지 교육에 노출되며 경험한 이야기 <살아야 하는 까닭> 등.. 정말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 부부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어찌나 구수한지 나도 모르게 따라서 말하고 있었다.

"설 때 아버지 앞에서 보일러 얘기는 보 자도 꺼내지 말아라. 얼어 죽을 뻔한 것보다 보일러 때문에 체면이 많이 상했잖냐. 계약서도 칠칠찮게 잃어버리고, 뭐든지 독판쳐야 직성 풀리는 양반이 별로 할 수 있는게 없었잖여. 얘 봐라, 늙었다고 체면이 어디가냐?" _p.75_

작가는 "(농촌소설이 아닌) 시골소설은 도시사람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찍듯이 그린 것이 아니라, 시골의 현재를 직시한다. ... 이번 소설집은 11편 모두 시골이야기다,  '농촌소설'이 아니라 '시골소설'이란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한다.

뒤쪽에 연달아 나오는 단편들은 작가의 말을 실감케 해 주었다. 나에게 시골의 현재를 직시하게 해 준 것이다.

<가금을 처분하라고?>를 읽으며 조류독감이 왔을 때 시골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자식같은 닭들을 자기 손으로 처분 해야만 했던 그 상황들이 그려져서 이 단편을 읽으면서 계속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몇 번을 말해야 돼? 나는 하늘이 두 쪽 나고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 죽여. 쟤들은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라는 걸 자네가 제일 잘 알잖아?"
"네 몇 마리 때문에 내 닭 3만 마리가 죽으면 책임질 거야?" _p.256_

시골에서 종합병원의 의미와 현실이 어떠한지, 또 아픈 동네 주민을 병원에 대려다 주면서 걱정을 해 주는 이웃 택시 기사의 이야기는 <코피 흘리며>를 통해서 들었다. 이 단편은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지고 있는 평생 골골거리고 코피를 흘리는 여인의 입으로 서술이 되고 있다.

"자, 택시비유. 기사님은 인제 가보쇼. 너무 고마워유."
"이냥 피 흘리는 어머니를 두고 발길이 떼지남유."
"병원 왔으니 이제 걱정 없슈."
"그류, 택시 엔진도 안 끄고 들어와서 나가보기는 해야듀. 어머님, 그럼 치료 잘 받으슈. 다 끝나면 저한테 전화하구유. 같이 시장도 보고 집까지 잘 모셔다 드릴테니께." _p.273_

맨 마지막 단편의 제목은 <농사꾼이 생겼다> 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 사람. 이 한사람의 젊은 사람이 시골에서는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 수 있다.

"농사꾼이 하나 늘어서 다행이야."
"떠날 거거든. 큰면장 형님네 공룡알만 다 묶으면. 것도 한두달은 걸리겠다만."
"아버지 어머니 들은 어쩌고."
"덕순이가 있잖아. 너도 있고."
"가지 마. 여기가 네가 참말로 있어야 할 곳인지도 몰라. 범골이 너를 간절히 원해." _p.348_

역경리 주민들은 하나씩 별호를 가지고 있다. 큰면장, 기억댁, 삼신딸, 욕쟁이, 여교장, 감골네, 공주댁 ...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삶과 우리네 시골에서 지금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고, 따뜻함도, 아픔도 많이 느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성공한사람 #김종광소설 #교유서가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신간살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만의 방 에프 클래식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s own

버지니아 울프

김율희 옮김

에프


"내가 생각하기에 여러분은 부끄러울 만큼 무지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종류든 중요한 발견을 한 적이 없습니다." _p.165_

이 두 문장은 이 책에서 결론 부분의 시작으로 버지니아 울프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듣고서, 난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듯이 눈이 번쩍 뜨였다. 만약 그녀가 이런말로 <자기만의 방>을 시작했다면 나는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여성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 여성을 이렇게 비하하는 말을 해도 되는지 의아해하며 심지어 분노까지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저 말을 들으니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가 1928년에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로 여자대학, 뉴넘과 버튼에서 했던 두 강연과 1929년 같은 제목으로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를 수정하고 발전시켜 발간한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워낙 유명한 여성 작가중의 한 명이다. 나는 그녀의 작품을 고등 학생 때부터 관심을 갖고 읽었다. 난해한 문체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그 독특한 느낌 때문에 나의 관심이 더 쏠리기도 한 것 같다. 특히 <델레워이 부인> 같은 경우에는 영화로도 개봉해서 몇 번을 읽게 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기만의 방> 만큼은 별로 마음에 와 닿지도, 공감이 많이 가지도 않았다. 다만 그 시대의 여성이 그런 억압속에서 살았구나 정도를 깨달았다고 얘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수없이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여성으로서의 차별을 버지니아 울프가 살던 그 시대도, 그 이 전의 시대도 아닌, 93년이나 지난 이 시대에 사회에서 차별받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문학에 관련된 차별은 아니었지만 어느 곳에서건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성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격한 공감이었다. 나는 건축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실에서 일했다. 그때 수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서 여성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많은 억압을 받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소한 한 가지 주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뿐이었으니, 그 주장이란 바로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_p.10_

버지니아 울프는 여자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고, 편안하게 의식의 흐름대로 상상을 하게 하면서 말을 하고 있다. 그녀가 내 앞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녀의 입을 통해서 이전에 여성 작가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작품 활동을 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수많은 여성 작가들이 나오고 그 여성작가들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또 수많은 남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버지니아 울프는 두서없이 말하는 것 같지만 굉장히 구체적인 작품과 사람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하며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 같지만 상당히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그리고 상상을 해보자고 얘기를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그 시대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교수들, 아니 더 정확하게 칭하자면 가부장들은 어느 정도는 그런 이유로 분노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겉보기에 그보다 좀 더 모호한 이유로 분노하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들은 아얘 '분노'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대개 그들은 개인적으로 맺은 관계에서는 여성을 흠모하며 헌신적이고 모범적입니다. 어쩌면 그 교수가 여성의 열등성을 지나치리만큼 단호히 주장할 때 그는 여성의 열등성이 아니라 자신의 우월성에 관심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삶은 고되고 힘들며 끝이 없는 투쟁입니다. 삶에는 크나큰 용기와 힘이 필요합니다." _p.53_

"남성에게 자랑하거나 고통을 주지 않고도 <오만과 편견>은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오만과 편견>을 쓰다가 들키더라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인 오스틴은 경첩이 삐걱거려 누군가 들어오기 전에 원고를 숨길 수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을 쓰는 것을 왠지 수치스럽게 여겼습니다. ... 그러나 제인 오스틴의 환경이 그녀의 작품에 조금이라도 해를 끼친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었지요. 아마 그것이 이 작품에서 가장 큰 기적일 것입니다. 1800년경에 증오도, 비통함도, 두려움도, 항의도, 설교도 없이 글을 쓴 한 여성이 여기 있었습니다." _p.102_

"샬럿 브론테에게 일 년에 삼백 파운드 정도의 수입이 있었다면, 분주한 세상과 도시와 활기로 가득한 지역에 대해 어떻게든 더 많이 알았다면, 실제 경험을 더 많이 하고 비슷한 부류와 더 많이 교류하며 다양한 인물을 알고 지냈다면 무슨일이 일어났을까?" _p.105_

"자, 클로이가 올리비아를 좋아하고 두 사람이 실험실을 같이 쓴다면, 메리 카마이클이 쓰는 법을 안다면, 그녀에게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그녀에게 일 년에 오백 파운드라는 수입이 있다면, 그렇다면 제 생각에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_p.125_

이러한 모든 상황을 보았을 때 여성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맨 처음과 같이 말을 하는 이유는 여성들이 그 어렵고 힘든 시대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분에게 상기해 주고 싶은 사실이 있는데, 1866년 이래 영국에는 여자대학이 적어도 두 군데는 있지 않았나요? 1880년 이후에 기혼여성은 법적으로 재산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1919년 즉 구 년 전에는 투표권을 얻지 않았나요? 또 십 년 가까운 지난 세월 동안 대부분의 직장이 여러분에게 열리지 않았던가요? 이 크나큰 특권과 여러분이 그것을 누려 온 시간과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일 년에 오백 파운드 이상 벌 수 있는 여성들이 이천 명 정도는 있을 거라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회나 교육, 용기, 여가, 돈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 여러분도 동의할 것입니다." _p.166_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우리 여성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일침이 아니라 따뜻한 한 마디이다. 그녀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아직 살아있고 존재하는 시인을 끄집어 내었으면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나는 글 한 줄 쓰지 못하고 교차로에 묻힌 이 시인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습니다. 이 시인은 여러분 속에, 내 속에, 그리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을 재우느라 오늘 밤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수많은 다른 여성들 속에 살 아 있습니다. 네, 그녀는 살아 있습니다. 위대한 시인은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계속 존재합니다. 그저 육체가 되어 직접 우리들 사이를 돌아다닐 기회가 필요할 뿐이지요. 내 생각에 여러분의 힘으로 그녀에게 그 기회를 줄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_p.167_

우리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내면에 있는 우리를 끌어올릴 때가 온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로 인해서 나는 용기가 생겼고, 정말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자기만의방 #버지니아울프 #에프 #에프지원도서 #푸른책들 #제18기푸른책들신간평가단 #여성남성에대한이해 #추천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