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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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보물창고 23]

<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김시습 원저 | 강숙인 지음 | 보물창고


'김시습의 금오신화'은 입에 상당히 익숙하다. 하지만 '무슨 내용인데?'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별로 할 말이없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이론으로만 접한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부끄럽게도 그 이후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그렇다, 이야기의 힘은 크고 강하다. 제목에 대한 궁금증으로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접근을 하게 되었지만, 왜 이런 제목이 붙게 되었는지는 읽으면서 차차 알게 되었다.

ㅡㅡㅡ

<금오신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로 김시습이 쓴 다섯 편의 단편 소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을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금오신화>는 그가 한때 머물렀던 경주 금오산실에서 지은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그의 나이 31세인 1465년에 지은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_p.239_ 작가의 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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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의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은 제목이 어렵다. 한문으로 되어 있어서 한문을 알지 못하거나 해석을 하지 못하면 제목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하나씩 해설이 되어있고 제목을 설명하는 부제도 달려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된다. 또 무조건 소설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김시습이 설잠 스님이 되어 금오산실에 둥지를 틀고 제자 선행과 머무를 때 <금오신화>가 쓰여진 것을 배경으로 강인숙 작가님은 이 둘의 '이야기 교실'로 <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이 책을 만들었다. 역사는 어렵지만 이런 이야기 교실은 너무 재미있다.


"헤, 우리나라 얘기여서 그런지 '전등신화'보다 재미있었어요. 실감도 더 나고. 그리고 무엇보다 시가 많아서 좋았어요. 스님 시는 언제 읽어도 좋습니다."
"하나마나한 소리는 그만하고, 지금은 이야기 공부 시간이니 이야기에 대해 말해 봐라." _p.41_ 첫 수업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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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의 결심
만복사저포기 - 양생, 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
첫 수업
이생규장전 - 이생, 담 안을 엿보다
두 번째 수업
취유부벽정기 - 홍생, 흥에 취해 부벽정에서 노닐다
세 번째 수업
남염부주지 - 박생, 염라대왕과 독대하다
네 번째 수업
용궁부연록 - 한생, 용궁잔치에 초대되다
마지막 수업

ㅡㅡㅡ


"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알면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면 바뀌게 되지. 그래서 진실을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잘못된 것이 바로잡힐 날이 언젠가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희망도 없었다면 지난 세월들, 어떻게 버티면서 살아왔겠느냐." _p.132_ 세 번째 수업_


"솔직히 지어낸 이야기에서는 사람들이 금방 알아채잖습니까. 그게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그런데 실제 일어난 일이라면 다소 황당하더라도 그대로 믿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거다. 책이든 이야기든 시든 부지런히 읽고 듣고 따져봐서 통찰력을 길러 놓아야만 세상사도 제대로 읽어낼 수가 있는 거니까." _p.223_ 마지막 수업_


<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1218 보물창고 시리즈의 23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1218 세대를 위한 지식과 지혜가 가득한 곳간으로 삶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부합하며 <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쓰여있다. 청소년들은 김시습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또 <금오신화> 속 이야기 다섯 편은 어떤 시대적인 배경과 어떤 마음으로 쓰여진 것인지 편안하게 받아들 일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리 편안한 역사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게 좋은 청소년 도서가 자주, 그리고 또 많이 나오면 좋겠다. 역사를 잘 모르고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는 성인들에게도 강.력.추.천!!!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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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일러스트 레터 3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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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터 03]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ㅡㅡㅡ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ㅡㅡㅡ


어린시절 고전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냥 마구잡이로 읽었던 책 중에 <폭풍의 언덕>과 <제인에어>가 있다. 둘의 배경이 비슷해서 한동안 내용을 섞어서 생각하기도 했고 그건 커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조금 크면서 영화로도 여러 번 개봉했는데, 나올 때마다 보았으니 거의 다 보지 않았을까. 영화를 볼 때도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에밀리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 그때에는 브론테라는 이름이 같군, 이런 생각조차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고, 작가 보다는 작품에 신경을 더 쓰던 때 였을 것이다.


샬럿 브론테가 언니, 에밀리 브론테가 동생이라는 것을 어느샌가 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그녀들의 동생 앤 브론테도 작가였다는 사실을 추가로 알게되었다. 브론테 자매들. 그녀들이 자란, 거의 평생을 살았던 요크셔의 황야, 하워스가 그 유명한 소설들의 배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왜 이 두 소설을 내가 자꾸 섞어서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조금은 이해를 했던 것 같다.


브론테 자매들에 대해서 면밀히 나와있는 책을 읽었다. 허밍버드 출판사의 [일러스트레터]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가 바로 그 책이다. 일기를 비롯해 브론테 자매가 직접 쓰고 남긴 기록, 브론테 가와 관련된 편지, 주변인의 기록, 자매가 쓴 소설의 발췌문 등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인물 및 지명, 그 시대상을 나타내는 그림도 많이 있어서 좋다. 보통 그림이나 주석이 많은 책들은 내용에 집중할 때 살짝 방해를 받아서 내용을 먼저 읽고 묶음 별로 그림이나 다른 내용들을 살펴보는 편이다. 이 책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용과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흐름에 전혀 방해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어서 좋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들었다.




Part.1 하워스로 가는 길

Part.2 어린 시절 이야기

Part.3 직업을 찾는 시간

Part.4 절망의 시기

Part.5 커러, 엘리스, 액턴 벨

Part.6 홀로 남은 살럿

[하워스로 가는 길]과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서 브론테 가족들에 대해서, 그 집안과 주위 사람들과 하워스에 머물게 된 배경과 그 지역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무래도 [직업을 찾는 시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갖게 마련인데, 이 기간동안 브론테 자매들도 집을 떠나기도 했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도 했으며 힘들게 교사로 일을 하기도 했다. 자매들의 각기 다른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ㅡㅡㅡ


(...)

황폐한 언덕의 한가운데서

겨울이 울부짖고 비가 쏟아지지만,

지루한 푹풍우가 가라앉으면

햇볕이 다시 따사롭게 빛나리니,

집은 낡았고 나무들은 헐벗었고

달 없이 뿌연 하늘이 지붕을 내리눌러도

정다운 내 집의 품속만큼 소중하고

그리운 것이 세상에 또 어디 있느뇨? _p.147_



(...)

시간 날 때마다 편지를 보내 줘. 나는 집에 가고 싶어.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 정신적 자유를 느끼고 싶어. 이 무거운 속박을 벗어 버리고 싶어. 그래도 명절이 곧 다가올 테니까. 코라지오. _p.152_

ㅡㅡㅡ



[절망의 시기]를 거쳐 드디어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이라는 중성적인 이름으로 브론테 자매들은 책을 내고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여성으로 글을 쓰고 글로 생활비를 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이었는지 잘 나와있다. 그리고 이들이 얼마나 애를 쓰며 글을 쓰고 글을 발행했는지, 책으로 만들었는지 내 주먹이 다 꽉 쥐어지며 응원을 하게 되었다. 자매들의 재능. 이를 알아보지 못했던 출판계 사람들. 안타깝도다.





많은 작품활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호평과 혹평을 다 받았지만, 자매들은 고군분투했고, 결국에는 인정을 받았다. [홀로 남은 샬럿]. 에밀리 브론테가 먼저, 그 다음 해에 앤 브론테가 샬럿의 곁을 떠나 어머니와 오빠 곁으로, 하늘로 올라갔다. 서른 해도 채 머물지 못했던 삶이다.



ㅡㅡㅡ

<빌레트>는 살럿의 마지막 소설이 되었다. 이 책은 1853년 1월 28일에 발간되자마자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고, '커러 벨의 천재성을 확인해 주는 작품'이라고 인정받았다. _p.282_

ㅡㅡㅡ



책 속 브론테 자매의 삶을 통해 그녀들과 그 시대, 그 시대의 여성들, 그리고 그녀들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3월에 <폭풍의 언덕>을 다시 읽을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 같다. 그리고 계획에는 없었지만 이어서 <제인 에어>도 읽어야겠다. 또 <빌레트>가 전부터 계속 궁금했었는데 이번기회에 읽어보는 건 어떨까싶다. 책을 다 읽고 브론테 자매들의 시를 접하고 싶었는데 남겨진 자료가 많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앤 브론테의 <아그네스 그레이>는 또 어쩔지. 호기심은 쌓여가고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 지어졌다.



브론테 자매의 작품들을 읽을 예정인 분들에게 추천! 혹은 다 읽으신 분들에게도 추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또 그녀들에게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브론테 자매들과 작품들에 더욱 애정이 담기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허밍버트 출판사의 시크릿 리뷰어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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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자 - 애도에 관한 책 I LOVE 그림책
조애너 롤랜드 지음, 테아 베이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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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보는 I LOVE 그림책]


<기억 상자>


조애너 롤랜드 글 | 테아 베이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누군가를 멀리 떠나보낸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손에서 떠난 풍선이 하늘 높이 멀리멀리 조금씩 사라지는 애타는 경험은 누구나 해 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풍선은 다시 또 다른 모양과 다른 색으로 만날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르겠지요.


<기억 상자>는 [애도에 관한 책]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떠나간 사람이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남은 사람의 이야기 입니다.


ㅡㅡㅡ
당신이 떠난 지금, 난
당신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곤 해요.
그것도 죽었나요?
ㅡㅡㅡ


<The Memory Box> 원문 제목이기도 한데요, 기억이란 것, 그리고 그 기억을 담는 상자라는 의미겠지요. 기억이라는 것은 나도 모르게 사라지곤 합니다. 흔적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희미해지기도 합니다. 손에 잡고 놓치고 싶지 않은데도 어느샌가 모래처럼 스르르 빠져나가곤 합니다.


ㅡㅡㅡ
왜냐하면 당신을 잊을까 봐
두렵거든요.
ㅡㅡㅡ


헤어져서 이제는 다시 만날 수도 없고 새로운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기억 상자에 담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숨기지 않고 숨지 않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상자에 담습니다. 떠난 사람에게도 남은 사람에게도 필요한 시간입니다.


ㅡㅡㅡ
당신을 잊지 않기 위해
난 기억 상자를
만들고 있어요.
ㅡㅡㅡ


죽음에 대한 경험은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에게 힘든 시간입니다. 특히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면서 삶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죽음은 낯선 존재이기에 두려움이 더욱 강하겠지요.


이런 아픔과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이 <기억 상자>를 통해서 애도의 과정을 함께 밟아보면 좋겠습니다. <기억 상자>는 주위에서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겠지만, 그림으로 단순히 위로를 받을 수 있듯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음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0세부터100세까지함께보는ILOVE그림책
#기억상자 #애도에관한책 #TheMemoryBox #조애너롤랜드 #테아베이커 #보물창고 #보물창고신간 #도서지원 #애도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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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무 - 2022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I LOVE 그림책
임양희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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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그림책]


<나의 나무>


임양희 글 |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나의 나무>는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나무에 기대어 하루하루 적응하는 아이의 마음을 곰곰이 생각하게도 하지만, 그 마음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림 때문에라도 매 페이지에서 눈을 한동안 머무르게 만드는 그런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 나일성은 2022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나의 나무>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ㅡㅡㅡ
새로 이사한 집 뒷마당에는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
그 나무는 한국에 살 때 우리 집 뜨락에 그늘을 드리우던 감나무를 생각나게 했어요.
ㅡㅡㅡ


그 나무에는 감 보다 작은 자주색 자두가 달립니다. 아이는 그 나무에게 '자두랑'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는 자두랑과 함께 보냅니다.


ㅡㅡㅡ
한국에 있는 집이 그리울 때마다
자두랑은 나를 안아 올렸고,
나는 나뭇가지를 타고 놀았어요.
ㅡㅡㅡ


각 계절의 자두 나무에 대해서도 잘 나와있습니다. 봄에는 하얀 꽃이, 여름에는 무성한 초록 잎이, 가을에는 자두가, 겨울에는 짙은 갈색 가지들이 아이와 함께 합니다.


ㅡㅡㅡ
자두랑은 내 마음을 아늑하게 해 주었지요.
ㅡㅡㅡ


폭풍우가 온 도시를 휩쓸어 버린 날, 자두랑도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쓰러진 자두랑과 함께 며칠동안은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에는 자두랑을 보내주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아이는 자두랑을 그리워합니다.


ㅡㅡㅡ
다음 날, 자두랑은 끌려갔어요.
자두랑이 없으니 모든 게 달리 느껴졌어요.
ㅡㅡㅡ


처음 자두랑을 만났을 때, 아이는 혼자였습니다. 그림 속에서도 자두랑과 강아지와 가족만 나옵니다. 하지만 자두랑과 놀면서 자두를 이웃에 나눠 주기도 하고, 자두랑이 쓰러졌을 때에는 자두랑 위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도 나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주는 나무. 자두랑이 이 아이에게 그런 것만 같았어요. 자두랑을 통해서 이웃을 만나게 해 주고, 친구들과 어울리게도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아이는 각기다른 계절을 자두랑과 지나면서 그곳에 적응을 해 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두랑이 떠나간 곳에 작은 새 자두나무를 심습니다. 활기를 찾고 새 자두나무를 돌보는 아이의 표정은 환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나무와 함께 아이는 자라겠지요. 나무의 기둥이 굵어지고 키가 커지고 자두를 주렁주렁 맺듯이 아이도 자라날 것입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족과 반려견 곰(!!!)과 함께 살고 있다는 임양희 작가님 (영문명 Hope Lim). 이민자로서의 감정과 경험에 기반을 두고 이 이야기를 창작했다고 합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적응하고 생활해야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줄 만한 그림책입니다. 모두에게 위로를 줄 것입니다. 익숙한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곳의 소중함 또한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마음 따뜻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나의나무 #ILOVE그림책 #임양희 #나일성 #보물창고 #보물창고신간 #도서지원 #이민자 #이민가족 #정착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최우수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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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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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HOST WRITER]


<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작가들이 나오는 소설은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지, 그 인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늘 궁금해진다.


우리는 작가입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창조하는 인물들이 사는 것이지요. _p.408_


제목부터 <고스트 라이터>, 유령작가라는 말인가?!! (대필작가를 의미한다.)


'유령작가'라는 단어는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각인이 되어 나에게는 꽤나 인상적이다. 물론 뭔가 너무 어렵고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두 번이나 읽다가 반납일에 책을 떠나보내야했던 슬픈 기억이 있지만... 연수작가님의 유령작가는 언젠가 때가 있으리라 믿으며...!! 혹시, <고스트 라이터> 이 책도 그렇게 어려운 접근은 아니겠지? 의심을 잠시 했지만, 미래지향 소설이잖아!! 일단 시작했다.


역시나 표지가 마음에 든다. 타자기와 창밖의 풍경이 보이는 이 표지의 그림은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홀로그램이어서 더욱 신비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미래지향 출판사의 소설은 대부분 은근히 두꺼운 분량이지만 한 번 손에 들면 쑤욱 빠져들고 뒤가 궁금해지는 내용이 많다. 시간 순삭으로 재미있다며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은근히 생각할 거리들이 많이 있어서 더 좋다.


<고스트 라이터> 띠지에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이 소설은 여러분의 마음을 엉망진창으로 뒤흔들어 놓을 것이다. 어둡지만, ..... 아름답다." _굿리즈 선정 미스터리&스릴러 부문_


뒤로 가면 정말로 혼란스럽고 엉망진창이 된다.............
그리고 뭔가가... 있다...!!! 내가 느낀 그 뭔가는 여러가지인데, 궁금하면 읽어보면서 스스로 찾아보도록 하자?!! 그리고 얘기좀 나눠봐요우리.


내 몸도 내 마음처럼 나를 싫어한다. _p.257_


'베서니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있니?' _p.277_


<베러티>를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의 흐름이 조금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처음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읽어보면 일단 내용이 다르고, 내용이 다르니까 전개도 당연히 다르다. 다만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 두 권을 읽을 때 나는 은근히 긴장을 하고 있었고 다음이 자꾸 궁금해져서 눈이 아픈데 책을 내려놓지 못하겠는 그런 안절부절 못하는 감정이었다는 점.


거짓말을 많이 하면 진실을 말했을 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게 된다. 마음에 드는 도입부다. 다만 나는 그 말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_p.82_


완벽한 개인주의 성향을 가진 베스트 셀러 작가 헬레나 로스가 32살의 나이에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4년 전 그녀가 겪은, 아니 그 이전부터 그녀의 사랑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마지막 소설로 쓰려고 결심을 한다. 점점 견딜수 없는 몸의 상태로 대필 작가를 구하게 되는데.....


- 대필 작가는 누굴까요?
- 어떻게 대필 작업을 할까요?
- 어떤 이야기를 쓰는 걸까요?
- 4년 전의 그 사건은 무엇일까요?


흐흐.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면 좋았을 텐데, 아픔이 있고 충격과 공포가 있는 이야기이다. 가슴이 쓰렸고 슬펐으며 놀랐고 분노도 치밀어 올랐다. 피식 피식 웃는 재미도 있다.


맨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헬레나 로스 (1984-2017)) 그제야 맨 첫 페이지의 (펜을 쥐고 마법을 부릴 용기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여러분의 마음을 건드렸다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덮었을 때 여러분이 이 책에 쓰인 삶을 올바르게 이해해준다면 좋겠습니다. _p.409_


한 권의 책.
책 속의 책.
진실과 진심이 담긴 글.
사랑과 아픔과 변화의 모습이 보이는 인물들. 인물들 각각의 삶과 상처와 서로 이어져 있는 보이지 않는 끈.


작가는 쓸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보다.



** 미래지향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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