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시아의 여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윌리엄 트레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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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

<펠리시아의 여정>

- Felicia's Journey

윌리엄 트레버 Willoam Trevor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운명의 꼭두각시>를 읽고 흥분해서?!! 아니지, 책을 읽고 독파 줌북토크에 참여한 뒤 흥미진진해져서 바로 <펠리시아의 여정>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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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트레버 읽기 ]

출간 순서대로 - <운명의 꼭두각시> : 완독 - <펠리시아의 여정> : 완독 - <비온 뒤> - <루시 골트 이야기> - <밀회> - <그의 옛 연인> - <여름의 끝> - <마지막 이야기들> : 읽었만 재독해야징 - 요렇게 읽을 예정!! (일단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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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펠리시아의 여정이 나오는 내용이다. 아일랜드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의.

홀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서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 경험하게 되는 낯선 곳의 문화. 익숙한 고향. 익숙하지만 모든 것이 아름답지만은 않은 기억. 영국과 아일랜드의 역사를 조금씩 깨닫게 되기도 하는 펠리시아. 펠리시아는 이 여정을 통해서 성숙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씁쓸하기도 하다.


그때는 그러는 게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영국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 영국 억양으로 말한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게 낙인을 찍고 거짓말을 지어내고 있었다. _p.94_


<펠리시아의 여정>은 모호한 문장이 많지 않고. 내용만으로도 흥미롭다. 중반 이후로는 더 집중에서 보게 되는 놀람이 있는 건 안비밀!! 뭐야뭐야, 어떻게 된거야, 하면서 호들갑을 떨면서 읽었다. (힐디치 씨 뭐야, 정말 이상해!!!)


힐디치 씨의 비밀스러운 일상에서 이렇게 다른 누군가의 삶의 배경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_p.242_


좋은 문장이 많기도 했지만, 앞 뒤 내용을 살피기도 하고 윌리엄 트레버 작가님의 숨겨진 의도가 어디에 있을텐데 하면서 집요하게 들여다 보는 숨은그림찾기 같은 재미도 충분히 맛보있다. 역시 앍고서 읽으니 더 꿀잼.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부분도 많이 나오지만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이며 읽었다. 나는 <운명의 꼭두각시>를 읽었고 김다인 편집자님과 이미상 작가님의 북토크도 참여했으니, 왠지 완전 무장한 느낌. 그냥 읽은 세문은 많았지만 이렇게 흥미롭게 파고들면서 세문을 읽었던게 언제던가.


그녀는 많은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이 모든 게 현실이라기보다는 꿈같다고 느낀다. 그녀는 평생 이런 사람들을 만나본 일이 없고,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_p.138_


새벽이면 그녀의 고독 속에 행복이 깃든다. _p.320_


<펠리시아의 여정>에도 역시나 영국과 아일랜드의 역사가 스며들어 있었고 낯설기는 하지만 그래도 직전에 <운명의 꼭두각시>에서 들어봤던 단어나 사건들도 번복되어서 조금은 편안하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트레버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은 선함에 관한 이야기"라 말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선은 우리가 악이라 부르는 것을 끔찍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접한 후에야 눈에 보인다. _p.326_ 해설_


<운명의 꼭두각시>를 읽고나서 그랬었던 것처럼 마지막 장, 문단, 문장을 읽고나서 나는 또다시 앞을 넘겨다 볼 수밖에 없었다. 우와, 트레버.... 정말 소름끼치잖아....!!!!


그녀는 떠오르는 생각 속에서 굳이 의미를 찾지 않고, 시간과 사람이 뒤죽박죽 섞인 가운데서도 어떤 규칙을 찾지 않는다. 그럼에도 생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혼자서 더이상은 아이도 소녀도 아닌 것을 감사한 일이라 굳게 믿으며, 그녀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거리에서 저 거리로 돌아다닌다. _p.320_


만일 그 일이 일어났더라면 그녀도 그들과 함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회의가 들어,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확실히 아는 것만을 선택하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두 손을 뒤집어 다른 쪽도 햇볕을 쬐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얼굴의 반대편도 따뜻하게 한다. _p.32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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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 I LOVE 그림책
맷 데 라 페냐 지음, 코리나 루켄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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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그림책]


패치워크


맷 데 라 페냐 글 | 코리나 루이켄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패치워크는 크고 작은 헝겊 조각을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걸 표현하는 단어에요. 쪽모이 기법이라고도 하고 그런 작품을 일컷기도 합니다. 동일한 크기나 같은 색과 모양의 헝겊을 모을 때와 색도 모양도 크기도 각기 다른 헝겊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를 상상해 보세요. 어떨 것 같은가요?


각지 다른 조각들이 모이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모양과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되기도 한답니다.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거에요.


우리 아이들은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사실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지금은 내가 파랑으로 보일지라도 조금 지나면 맑은 하늘색으로 바뀔 수도 있고요, 완전히 다른 선명한 분홍으로 바뀔 수도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있다면, 그 좋아하는 걸 이어갈 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지요. 그래서 무궁무진하다는 표현을 하는 거에요.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지만요.


<패치워크>에는 다양한 색을 띈 아이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미래도 들여다보고 있어요.


춤을 추려고 이 따에 태어난 아이는, 모든 리듬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리듬이 수학의 원리와도 맞닿는 걸 알게되죠.


하루가 멀다하고 주의를 받는 아이는, 자신과 같이 교실 뒷자리에만 앉아 있는 아이를 듬뿍 사랑해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한답니다.


"너는 똑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는
하나의 음이 아니야.
넌 여러 소리가 합을 이루어 내는 화음이야.
(...)
너는 파랑과 분홍과 외로움과 웃음,
오랜 시간에 걸쳐 모은 형형색색의 조각 천들이
한 땀 한 땀 이어 붙여진 패치워크야."


맷 데 라 페냐 작가님의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코리나 루이켄 작가님의 선과 색으로 덧 입혀져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더욱 빛나고 있답니다.


따스함과 아름다움,
자신감과 용기,
미래를 희망하며 꿈꾸해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아름답고 선명하고 유심히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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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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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019]


<왕자와 거지>
The Prince and the Pauper


마크 트웨인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얼굴도 몸도 서로 닮은 어린 왕자와 어린 거지 소년이 서로의 옷을 바꿔 입고 상반된 생활을 하게되는 그런 내용이 떠오른다. 각자의 삶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어 각자의 자리에 되돌아갔을 때, 새로운 세계에서 느끼고 알게 된 새 지식과 기존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곳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어 바르게 더 나은 모습으로 성숙해진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가만, 저자가 '마크 트웨인'이라고?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워낙 강렬했던지라, 아, <왕자와 거지>를 마크 트웨인이 썼구나!! 새삼스러워지는 대목이었다.


세계명작전집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건, 우리가 자라면서 받은 느낌과 경험치를 무시할 수 없어서이다. 어린시절, 그 시절 나름의 교훈과 느낌을 받고 그에 걸맞는 생각을 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플러스로 미묘한 부분까지도 읽어내고 뜨끔하는 장면도 많아지니 새로운 독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은 나에게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린시절 읽은 책을 다시금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서, 그래서 좋다.


<왕자와 거지>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어린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단편만으로 알고 있던 위의 내용에 더불어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단순히 옷을 바꿔입고 각자의 바뀐 자리에서 단순하게 왕자 소년과 거지 소년의 경험을 하는 수준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이 불편에서 편함으로 익숙해지는 건 순식간이다. 거지 소년이 왕자가 되어 처음에는 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어느새 적응이 되고 예전의 삶 속으로 과연 돌아갈 수 있을지 양가 감정을 가지게 되는 대목이 가장 와 닿았다고 해야할까. 편함을 알게되면 불편함으로 돌아가고 싶어지지 않는게 사람의 본성일 것이다.


진짜 왕이 아픔을 겪으며 조금씩 성숙해지고 지혜로워지는 만큼 가짜 왕도 변화가 있는데 이것이 참 애매하다. 역시 권력은 사람을 편하게 만들고 금새 익숙해지게 만드는 구나.


"톰은 자신의 가엾은 어머니와 누이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마음속 변화를 겪었다. 처음에는 그들을 그리워하고 슬퍼하며 간절히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들이 더러운 누더기 차림으로 나타나 무심코 자신에게 입맞춤하여 자신을 고결한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궁핍하고 타락한 빈민가로 다시 끌고 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톰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_p.310_


자신이 거지의 신분이 되었다는 걸 끝까지 깨닫지 못하고 큰소리를 치던 왕자는 과연 그를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함께 해 주었던 마일스 헨든이 없었더라면 거지 소년의 삶을 단지 그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왕자의 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을까. 보살펴주는 이가 없었더라면 거지가 된 왕자는 계속 거지로 남아있었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궁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어려울 때 이 아이들이 내 이야기와 신분을 믿어 준 것을 기억해야지.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늘 존중해야겠어. 반면 자신들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나를 조롱하고 저짓말쟁이 취급을 했지." _p.210_


읽으면서 생각이 참 많았다. 그 당시 사회상의 부조리함을 콕콕 알려주기도 하는데, 그런것들이 지금에서도 우리가 기억하고 알아야하는 것들임에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게 읽고, 두 번째 읽으면서는 함께 읽는 이들과 대화나 토론의 거리를 찾고, 세 번째 읽으면서는 나의 삶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
뒷 이야기가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되겠다!! 성숙해 진 소년들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어본다.


"톰 캔티는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살아서 의젓하면서도 인자하고 인물이 훤한 노인이 되었다." _p.36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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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는 마크 트웨인이 예의 바르고 착한 그의 자녀들에게 헌정한다고 쓴 작품이다. 그만큼 어린이 독자들에게 가장 잘 읽히며 널리 사랑받는 아동 소설이지만, 결코 어린이들만 보는 책은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신분이 뒤바뀐 두 소년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 순수한 눈에 비친 불합리한 사회상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작품 곳곳에 재치와 익살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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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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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라의11월독파_2023 ] - 1


<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장편소설
김 연 옮김 | 한겨레출판


윌리엄 트레버라는 작가는 <펠리시아의 여정>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읽은 건 소설집인 <밀회>의 단편 소설이 처음이었고, 최근에 <마지막 이야기들>을 통해서 조금 더 그 맛을 보았으며 장편소설은 <운명의 꼭두각시>가 처음이다.


단편과 장편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건 나만 느끼는 걸까?


읽으면서 물음표가 많았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앞을 다시 넘겨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하려는 생각을 멈추고 문장으로 그 느낌을 이어갔다. 문장이 좋다. 인물이나 풍경, 그 묘사가 좋다.


말은 정확하고 단호했지만 어조은 그지없이 나른했다. 킬네이의 하얀 문을 지나 두 줄로 늘어선 너도밤나무 길을 따라 나아갈 때 서두르지 않는 우리의 걸음과 잘 어울렸다. 래브라도들이 우리에게 뛰어오르며 집 앞 자갈길에서 법석을 떨었고 떠돌이 개들은 집 주위를 뛰어 다녔다. _p.70_


<운명의 꼭두각시>는 제목 그대로 기구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랑 이야기이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역사적인 관계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 이해가 조금 더 수훨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윌리, 메리앤, 이멜다의 이야기가 하나씩 나온다. 윌리가 주측을 이루고 있기때문에 그의 시점으로 소설이 이루어져도 전혀 무리가 없었을 텐데, 메리앤과 이멜다의 시선도 함께 나온다. 그래서 중간에 싹뚝 잘려져 버린 내용도 있다. 독자가 추측해야한다.


책만 읽었을 때에는 내 생각이 맞는 건지, 내가 생각하는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에이 모르겠다~ 싶었는데, 김다인 편집자님과 이미상 작가님과 함께 한 줌 북토크를 통해서 아하! 했다. 윌리엄 트레버라는 작가의 특이점도 있었다. 내가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을 독파 줌 북토크를 통해서 알게 되어서 얼마나 상쾌하던지!! 작가님도 얘기했지만 실제로 만나서 얼굴 보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건 그런거 아닐까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게 정말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토에 적합한 책 혹은 작가님, 발견!!


<운명의 꼭두각시>는 초기작품에 속하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본으로는 한겨레출판에서 여섯 번째, 그 사이에 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으로 두 권이 더 나왔으니 여덟번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이 초기작품이니까 출간 순서대로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만으로 : <운명의 꼭두각시> - <펠리시아의 여정> - <비온 뒤> - <루시 골트 이야기> - <밀회> - <그의 옛 연인> - <여름의 끝> - <마지막 이야기들>) 읽어보면 작가님 특유의 그 느낌을 살려가며 더 깊이있게 다가갈 수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년부터 <펠리시아의 여정> 읽으려고 꺼내놨는데, 이제는 정말로 읽을 때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그 전에 <운명의 꼭두각시> 다시한번 더 읽어야겠다! 더 재미있을 듯!



즐거운 독서였다!
독파 덕분에 새롭게 생각하고 나누고 알아갈 수있었다!! 감사합니다 >_<


#윌리엄트레버 #운명의꼭두각시 #한겨레출판 #독파 #독파챌린지 #완독챌린지독파 #아일랜드 #영국 #블랙앤탠즈 #williamTrevor #blackandtans #Ireland #Brit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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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영역 마르코폴로의 도서관
쓰시마 유코 지음, 서지은 옮김 / 마르코폴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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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영역>


쓰시마 유코 지음
서지은 옮김 | 마르코폴로


저자 쓰시마 유코는 오래전 우연히 몇몇 문장을 읽고 알게 된 소설집 <나>를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이다. 작가가 한 살 때 사망한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라는 타이틀이 그녀에게 부담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나는 그 당시에 그 아버지는 이름만으로 접했던 때였다. 오래 전이어서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는 무언가 특이했고 노래같았다는 느낌만 가지고 있다. 몇 달 전에 <나>를 다시 읽고 싶어서 꺼내 놓았는데 <빛의 영역>을 읽기 전에는 동일작가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는 웃픈 이야기.


표지가 마음에 든다. <빛의 영역>이라는 제목도 좋다. 다 잘 어울린다.


<빛의 영역>은 빛과 꿈의 향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을 담담히 서술한 에세이 같은 이야기이다.


내 바로 앞에 있는 사람, 혹은 나의 심리를 설명하며 화자가 직접 일기를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특이한 느낌을 받았다.


불현듯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살 집을 내 손으로 찾아본 일이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라며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혼자서 묵묵히 아이 어린이집 주변의 살 만한 집을 찾아 걷고 또 걷는 동안 어느샌가 달이 바뀌었다. 예산으로 잡아둔 월세가 워낙 작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남편과 함께 집을 보러 다녔을 때와는 달리 조건이 별로인 집만 소개를 받았다. 그때마다 풀이 죽었지만 어둡고 좁은 집을 여기저기 보러 다니면 다닐수록 남편의 모습은 내 뇌리에서 사라지고, 들어간 집의 어둠 속에서 동물의 눈이 내뿜는 듯한 빛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기엔 나를 노려보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서웠다. 하지만 동시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_p.19_ 1. 빛의 영역_


4살 아이와 둘이서만 살게 된 화자, 나.
육아에 대해 미화되지 않은 그 마음이 절절했다. 물론 문화차이든지 아니든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 같은 모호한 경계도 여럿 있었는데, 이질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느낌이 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어서 편안했다.

아이가 죽는 꿈을 꾸고 며칠 뒤, 밤에 여전히 한밤중에 일어나 우는 아이의 몸을 갓난아기 때처럼 무릎 위로 안아 올려 아이 가슴께부터 배까지 원을 그리듯 쓰다듬으며 주문을 외웠다.
나쁜 꿈 사라지고, 무서운 꿈 멀어져라.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예쁜 꿈만 꾸도록. 나쁜 꿈 사라지고, 무서운 꿈 멀어져라. 우리 아기 착한 아기, 행복한 꿈만 꾸도록. 어여쁜 꽃 활짝 핀 꿈. 고운 옷 입고 춤추는 꿈 ......
문득 울음을 그친 아이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열심히 주문을 외우고 또 외웠다. _p.108_ 6.주문_



빛에 투영되어 집착하던 밝음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둠도 바라볼 줄 알게 되는 듯한 마무리. 그녀와 딸의 미래를 가슴 깊이 응원하는 마음이다.



마침 방안으로 석양이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가득 찬 붉은빛으로 인해 집 안은 숨막힐 정도로 밝았다. 그 모습을, 몇 년이나 보지 못해 확실히 떠올릴 수 없게 된 사람이라도 된 듯 한참을 현관에 선 채 바라보았다. 움직이는 존재라곤 그 무엇도 없는 고요한 광경이었다. 빛이 사라지고 대신 방 안에 푸르스름한 어둠이 차오르자, 근처 아는 사람 집에 잠깐 맡긴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다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_p.201_ 12. 빛의 입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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