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이야기 트리플 29
성혜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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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29 ]

<산으로 가는 이야기>

성혜령 | 자음과 모음

책을 계획적으로 읽는 편이다. (계획적이기는 하나, 다 읽지는 못하고...) 일단 연간 계획이 있고, 달마다 읽을 책도 어느 정도는 정해진 상태로 한 해를 시작한다. 기본 책에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과 한 권을 읽었더니 꼬리를 무는 책, 연결되어서 읽어야 더 좋은 책, 읽어야만 하는 책, 그리고 충동적으로 읽는 책들이 추가된다. 특히 도서관에 가거나 인터넷 도서관에 들어가면 목표 책 보다 눈에 보이는 책을 먼저 막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번에는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가 눈에 띄었다. 다섯 권을 다운 받았다. 훨씬 더 많이 다운 받았는데, 다운 받고 나니 그중에 다섯 권이 트리플 시리즈였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성혜령 작가님의 소설은 약간 독특하면서 미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어둡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한 장면들이 있는데 그게 마음에 든단 말이지. 제일 처음 읽은 소설이 [버섯 농장]이고 으잉, 하면서도 빠져들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 이북으로 책을 읽으면 종이 물성의 책처럼 계속 눈에 보이는 게 아니어서 제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독서 메모에 제목을 "산으로 '간' 이야기"라고 적어 놓았... '가는'과 '간'은 둘 다 동사 '가다'의 활용형으로 뒷말의 명사를 꾸미지만 진행과 완료의 의미를 지닌 느낌이니 차이가 엄청날 수밖에...

* 트리플 시리즈는 트리플이라는 이름처럼 세 편의 소설이 있고, 작가의 에세이도 함께 담겨 있다.

[귀환]

교통사고로 여름과 가을, 긴 잠에 빠졌던 수임의 아이는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날 깨어나서 수임이 알지도 못했던 존재가 꿈속에서 아이와 놀아줬다는 얘기를 한다. 아이의 고모, 남편의 여동생.

"내가 있는 곳은 모르는 게 나아. 그동안 나 별로 찾지도 않았잖아. 찾는 척만 했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니까 가끔 와줘. 그래도, 가족이니까." _28%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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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살인]

엄마가 꿈속에 나왔다. 그리고 금반지가 끼워져 있는 손가락. 이혼한 아빠의 내연녀가 운영하는 선양 민박에서.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었다. 구름 사이로 옅게 들어오는 햇볕을 향해 손바닥을 펴보았다. 주름이 더 깊어진 것 같은 두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꿈에서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내가 죽인 사람은 스스로를 죽인다. _34%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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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

원경의 유방암 내력을 알고 마음을 정리한 선오가 받은 암 판정. 오 년 만에 원경을 만나러 간 이모님이 살고 있는 운주의 한 산속. 

닥쳐올 미래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도망치듯이 살아오지 않았나. _60%_

이모님과 보살님과 원경은 구덩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신오는 구덩이에 끌려 들어갈 것처럼 몸을 기울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신오는 이 여자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 자기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신오는 깊은 구덩이에 빠진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_77%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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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편은 산으로 가는, 산에서의, 산의 부름을 받은 여성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적으로 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경]의 화자인 신오는 남자이지만 원경과 이모님과 보살님에 나는 더 시선이 갔기에 여성들의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고.

나도 산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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