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백수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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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라스 읽기 ] - 2


여름비 La pluie d'ete


마르그리트 뒤라스 소설
백수린 옮김 | 창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그녀의 이름만 알고 궁금해만 하다가 지난 4월에 <이게 다에요>를 읽고서 ( #이게다에요_라라 ) 꾸준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백수린 작가님의 영향이 크기도 했지만!


제목에 걸맞게 여름에 읽기로 하고, 조심조심 마음의 준비를 했고, 시작을 했다.
음...... 음...... 음..... 음?!!!!!


무슨 내용인지..... ;;;;;;;;
에르네스토가 특별한 아이라는 건 알겠고... 동생들도 많고.... 엄마는 감자로 요리를 하고... 음.... 학교를 안가고.... 갔다가 안가기로 결심하고... 글을 안배웠는데 책을 읽을 줄 알고... 갑자기 희곡같이 대화채가 나오고..... 어머니와 에르네스토가 대화를 나누는데.. 그 분위기를 잘 모르겠고..... 이름이 바뀌어서 나오는데 새로운 인물은 아닌게 확실하고...


에르네스토 나는 아직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이해했어요...... 그걸 적당하게 말하기에 나는 너무 어려요. 우주의 탄생 같은 무언가요. 나는 못에 박힌 것처럼 서 있었어요. 갑자기 내 앞에 우주가 탄생했어요. _p.43_


신은, 에르네스토에게 있어, 그가 동생들이며 어머니와 아버지, 봄 혹은 잔을 바라볼 때, 또는 아무것도 바라보지 않을 때 언제나 그의 곁에 있는 절망 같은 것이었다. 어머니는 어느 날 저녁 우연히 에르네스토를 바라보다가 자기를 쳐다보는 예의 비통한 눈빛, 때로는 텅 빈 듯한 그의 눈빛에서 에르네스토 안의 절망을 발견했다. 근라 저녁, 어머니는 에르네스토의 침묵이 신이며 동시에 신이 아닌 것, 삶에 대한 열정이자 동신에 죽음에 대한 갈망임을 알았다. _p.58_


몽환적인건 있다.
잔잔함 안에서 폭발적인 느낌도 받았다.
서로를 이해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겉으로만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 같은 느낌도 조금은 있었다.
그 시대의 모든 가족의 모습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이 집의 특이성. 어머니와 아버지의 다름. 틀리지 않고 다름. 그 다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어쩌면 사랑.


어머니가 자장가를 부르며 식구들의 장난에 합세하는 그 순간들이 아버지와 아이들에게는 가장 커다란 행복에 도달하는 순간이었다. _p.87_


어머니의 매력이 어머니가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른다는 데서 오는 한, 어머니를 사랑하는 일은 절망이었다. 아버지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그녀에 대한 열정을 품은 채 홀로 그녀 앞에 서 있는 것이었고, 그 열정에 대해서 말할 수조차 없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이 여인, 그들의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슬픈 운명을 어렴풋이 예감하고 있었다. _p.95_


앞부분을 읽고 잠시 책을 덮었다.
읽다보면 괜찮아지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다시 책을 열었는데, 나도 모르게 쑤욱 들어갔다. 왜인지 이유를 알수는 없었다. 그리고 은근히 마음에 남는 문장들도 많았다. 이런저런 물음표가 많이 따라다니던 처음과는 다르게 그냥 그 흐름대로 나를 맡겼다.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렇게 다 읽었다.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을 할 수는 없다.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에 또 적합한 답을 알지도 못한다. 그저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 느낌을 느껴보면 좋겠다고, 그렇게 얘기 해 주고 싶은 책이다.


고백하자면 처음 <여름비>를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여러 번 당혹감을 느꼈다. 물론 나는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으로 쓰인 뒤라스의 초기 작품들을 제외하면 뒤라스의 소설들이 대체로 심리묘사를 배제한 채, 암시와 반복, 맥락 없는 대화들로 모호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름비>의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희곡 같은 대사들은 나의 독서를 중단시켰는데, 소설 안에 희곡을 삽입한 듯한 형식적인 낯섦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희곡처럼 쓰인 부분과 그 외의 부분간의 톤이 너무 다르게 읽혀, 내가 오독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에 멈칫하게 되었던 것이다. _p.205_


소설 뒤에 있는 옮긴이의 말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다. 그 느낌 딱 그대로 받아서...


정말 이상한 소설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책을 천천히 읽어나갔다.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시를 읽을 때처럼, 중간중간에 책을 덮어두었다가 다시 펼쳐들기를 반복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해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_p.206_


#뒤라스읽는라라 #책을대신읽어드립니다_라라
#여름비 #Lapluied'ete #마르그리트뒤라스 #뒤라스 #백수린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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