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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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오웰의 장미


리베카 솔닛
최애리 옮김 | 반비


그 장미들은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이자,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계량 가능한 실제적 결과가 없는 시간들이, 정의와 진실과 인권과 세상을 변혁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어떤 사람의 삶에, 어쩌면 모든 사람의 삶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_p.27_


서점에서 <오웰의 장미>를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친구에게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흥미롭다고 이야기를 건냈다.


- 리베카 솔닛은 좀 난해하던데, 어렵지 않아?


난 오히려 그녀의 글이 명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역시, 사람마다 글을 받아들이는 건 다르다는 걸 새삼 느꼈던 것 같다.


- 이 책은 솔닛이 조지 오웰의 나무를 찾으러 갔다가 장미를 발견한 걸로 시작해서 오웰과 장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 아직 앞부분 읽고있는 중인데 꽤 흥미로워. 재미있어!!


이 책은 한 작가가 몇 그루 장미를 심었다는 그 행위를 출발점으로 하여 거기서 뻗어나가는 일련의 탐구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일단 장미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_p.29_


<오웰의 장미>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동안 먹먹했던 것 같다. 이게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조지 오웰이라는 한 사람에 대해서 낱낱이 파고들어 새밀한 부분까지 알게되어 반갑고 기쁘고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는데, 그의 마지막 또한 연이어 만났기에 약간의 충격을 받은 상태 였던 것 같기도 하다. 친구의 마지막.


ㅡㅡㅡ

I 예언자와 고슴도치
-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_p.11_


II 지하로 가기
- 1936년 봄, 한 남자가 장미를 심었다. 이런식으로 쓰면 그 남자가 주인공이 되지만, 실은 장미도 주인공이다. _p.77_


III 빵과 장미
- 1924년, 한 여자가 장미를 사진 찍었다. _p.109_


IV 스탈린의 레몬
- 1946년, 한 독재자가 레몬를 심었다. 아니, 심으라고 명령했다. 그 보다 10년 전에 오웰은 시골집 정원에 장미를 심었다. _p.167_


V 후퇴와 공격
- 1936년, 한 영국 남자가 장미를 심었다. 그것은 정원 만들기의 일부였고, 정원은 문화가 자연을 다루는 한 방식이었다. _p.203_


VI 장미의 값
- 1936년에 장미를 심은 남자는 자주 꽃에 대한 글을 썼다. _p.253_


VII 오웰강
- 1936년, 한 젊은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10년 후 더 지치고 더 현명해진 남자는 더 야심 찬 규모로 또 다른 정원 만들기에 착수했다. _p.313_

ㅡㅡㅡ

솔닛은 각 챕터를 비슷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많은 문장에 밑줄을 그어가며 메모하며 찾아보며 흥미롭게 읽었다. 직접 읽어봐야 그 느낌을 알 수있을 것이다. 말로하고 글로 표현하기에는 내가 너무 부족하고, 너무 많은 부분이 좋아서 위의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뭔가 벅찼다. (독서 후 이상한 감각 느낌 주의!!)


다만, (책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족스러운) 이야기를 몇 가지 하고 싶다.


1.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읽을 때의 느낌과 그 뒤 몇 년이 지난 후 현실과 반추해 보았을 때의 충격적인 감정이 이 책을 읽으며 도움이 되었다는 것. 또 곧 다시 읽으며 새롭게 오웰의 <1984>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두근거림. (<동물동장> 읽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



2. 프리다 칼로를 좋아해서 책도읽고 영화도 보며 알게 되었던 멕시코의 역사나 그 시대, 스탈린 주의 등의 도움.. + 리베라. (책에는 칼로보다는 리베라가 나온다.)


3. 볼테르의 <캉디드>를 읽어서 오웰의 정원과 <캉디드>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정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


4.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루시><애니존>을 읽었던 점. (<루시>에 나왔던 '수선화'가 오웰의 '장미'와 겹쳐졌다.)


5. [지하로 가기]에는 영국의 탄광 노동 및 생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읽었던 것이 탄광 노동의 실태에 대한 세세한 떠올림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물론 프랑스와 영국은 조금 다르겠지만 비슷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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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오웰이라고 하면 비판적, 정치적, 이런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나도 그의 소설을 읽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소소한 것에 아름다움을 보고 기쁨을 느꼈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의 포인트를 생각하자면 [빵과 장미]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겠지만, 나는 '기쁨, 즐거움, 아름다움' 같은 평범한 행복과 사랑이 떠 오른다. 정말, 잘 읽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이 지상에서의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자기 무덤에 장미를 심어달라고 부탁했다. 몇 년 전에 가보니, 허접스러운 붉은 장미 한 송이가 피고 있었다. _p.353_


* 솔닛_북클럽 멤버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흥미롭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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